석유공사가 국내 서산비축기지에 중국 3대 석유회사의 하나인 차이나 오일로부터 270만배럴의 원유 저장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는 소식이다.
차이나 오일은 중국 국영 석유회사인이 사이노켐의 자회사로 석유관련제품의 무역을 담당하고 있다. 연간 원유 수입량은 2,000만톤으로 중국 원유 수입량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차이나 오일이 국내비축기지에 원유를 저장한다는 것은 세 가지 측면에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우선 에너지 위기시 우리의 원유확보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원유비축물량은 해당 비축국이 상황이 어려울 때 언제든지 우선적으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에너지안보능력을 강화했다고 할 수 있다. 차이나 오일이 270만배럴의 원유를 서산기지에 저장하면 유사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다른 국가의 비축석유는 2,000만배럴로 늘어난다.
둘째는 한국과 중국 및 일본 등 아시아3국이 에너지대책에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동시에 광역에너지체계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한ㆍ중ㆍ일 3국은 하루 1,400만배럴로 세계석유소비의 17.6%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시아 프리미엄’이라고 해서 원유 도입시 1배럴에 1달러 이상을 더 지불하는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중국의 서산비축기지에의 저장은 북미와 유럽처럼 한ㆍ중ㆍ일 3국이 에너지 위기시 공동대응체제를 구축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셋째는 우리나라가 동북아의 석유물류허브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8월 완공한 서산기지는 총 1억1,600만배럴의 원유를 비축할 수 있다. 중국쪽에는 서산기지가, 일본쪽에는 거제비축기지가 있다. 서산에 이어 거제의 비축기지를 연결하면 한국은 비축관리의 경제성을 높일 수 있고 중국과 일본에서는 동북아물류의 중요거점을 활용하는 삼각체제가 구축되는 것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비축 여유분을 국제비축사업에 활용해 2008년까지 다른 나라의 원유를 비축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러시아ㆍ인도ㆍ호주ㆍ뉴질랜드ㆍ캐나다 등이 비축의사를 밝히고 있다. 석유비축사업은 사용료수입은 물론 석유운송ㆍ유조선건조 등 산업연관효과도 크다. 중국 차이나 오일의 서산비축기지 유치를 계기로 한국이 동북아오일허브로 발돋움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