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계 최고 갑부였던 세이부 그룹의 쓰쓰미 요시아키(71) 전 회장에게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징역 30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 일본 법원이 쓰쓰미 전 회장에게 주식 내부자 거래 및 허위 회계 보고 등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 이같이 선고했다고 전했다.
일본의 이번 선고는 미국에서 엔론 회계부정 사태 이후 ‘화이트 칼라 범죄’에 강력한 처벌로 대응하는 것과 대조된다. 최근 미 법원은 월드콤의 버니 에버스나 타이코의 데니스 코즐로스키에게 모두 분식 회계 혐의 등으로 25년형을 선고한 바 있다.
토치기 쓰토무 재판장은 집행유예 판결을 내린 데 대해 “쓰쓰미 전 회장이 모든 세이부 그룹 계열사에서 퇴진하는 것으로 잘못된 행위에 대한 책임을 이미 졌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또 “쓰쓰미 전 회장이 일본 스포츠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점 등이 판결에 참작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쓰쓰미 전 회장은 1998년 나고야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편 쓰쓰미 전 회장은 재산 3조엔(약 30조원) 안팎으로 1987년 이후 4년 연속 포춘지 선정, 세계 최고 부자로 선정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