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ㆍ4분기는 채권시장의 강세로 기록될 것이다.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7월초 4.92%에서 시작해 9월말 4.57%로 마감했고 이 기간 중 변동범위는 4.95%~4.57%였다.
분기의 시초가와 종가가 변동범위와 거의 일치한다는 것은 기간 중에 금리가 대체로 하락세를 지속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3분기중 지표금리의 움직임을 그려보면 8월 중순에서 9월 중순 사이의 횡보국면을 제외하면 다소간의 등락은 있었지만 거의 우하향하는 일직선의 모습이었다.
국내 지표금리 뿐만 아니라 해외의 주요 금리 움직임도 비슷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10년만기 재무부채권(TB) 수익률은 3분기중 5.14%에서 시작해 4.63%에 마감했으며, 고점은 5.22%, 저점은 4.54%였다.
이처럼 3분기에 국내외 지표금리가 하락세를 보인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경기둔화의 가능성이 대두됐다. 국내에서는 산업생산이 둔화됐고 선행지수가 7개월째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미국의 경우도 주택경기를 중심으로 주요 경제지표가 둔화됐다.
경기둔화는 통화정책의 변화로 이어졌다. 물론 3분기중 국내 콜금리가 1차례 인상됐고 미국도 정책금리를 올렸지만 3분기 중반부터는 정책금리 인상기조가 중단됐으며 일각에서는 연내에 정책기조가 인하쪽으로 방향을 바꿀 것이라는 성급한 기대도 대두되고 있다.
채권수급도 우호적이었다. 같은 기간 중 전세계적으로 주가의 상승이 이루어졌지만 그 속도는 이전보다 완만했던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자금이 되돌아오는 조짐이 나타났다.
결국 3분기 채권시장은 경기ㆍ정책ㆍ수급 측면에서 이전과 다른 환경을 맞이했으며 이런 우호적 여건이 금리하락으로 연결된 것이다.
이제 추석 연휴가 끝나 본격적으로 4ㆍ4분기에 진입한다. 앞서 언급한 몇가지 주요 변수들이 단기간에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12일에는 10월 금융통화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이며 좀 더 지나면 내년 경제전망이 구체적으로 등장하는 만큼 속단은 금물이다.
현재 지표금리인 3년만기 국고채 금리와 1일 콜금리의 차이가 0.1%포인트 안쪽에 진입할 정도로 금리의 절대수준이 낮아진 상황에서 작은 돌발 변수가 자칫 금리의 변동성을 키울 위험을 배제할 수는 없다. 금리의 중장기 추세가 하향하더라도 단기 등락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