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가, 당분간 30弗대 지속 불가피

유가, 당분간 30弗대 지속 불가피큰폭 하락이후 국제유가 8일 국제석유시장에서 유가가 큰 폭의 하락세로 돌아섰다. 10일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각료회의를 앞둔 이날 유가하락은 사우디 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일부 OPEC 국가들이 유가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최근 폭등에 따른 기술적 하락이라는 분석도 있어 유가하락세 지속이라고 속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 뉴욕상품거래소(NYMEX)의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0월물은 이날 전날보다 배럴당 1.76달러(5%) 떨어진 33.63달러로 장을 마쳤다.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의 북해산 브렌트유 10월물 역시 배럴당 32.85달러를 기록, 전날보다 1.77달러나 급락했다. ◇OPEC측 움직임 사우디를 중심으로 증산량을 일일 50만배럴보다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베네수엘라·이란 등 일부 강경 회원국들이 이를 수용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 장관은 WTI가 배럴당 35달러선을 돌파한 다음 날인 8일 『이번 각료회의에서 유가를 배럴당 22~28달러선에서 안정시키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루생산 최소 100만배럴 늘려야 30弗이하 가능 오는 10일 OPEC회의 강온대립 '대폭증산' 기대難 그는 국제 유가안정이 OPEC의 최대 관심사라고 말하고 석유소비국들 또한 과다한 석유세를 인하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사우디가 최소 80만배럴 이상의 원유증산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세계에너지연구센터(CGES)의 레오 드롤러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사우디가 기존 70만배럴 증산에서 최소 80만배럴 이상으로 증산폭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뒤 『그러나 이 방안에 대한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OPEC 내 2위 원유생산국이자 지난 3월 증산에 끝까지 반대했던 강경파 이란도 증산에는 동의하지만 70만배럴보다 낮은 선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8일 이란이 증산을 무조건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에서는 돌아섰지만 물량확대에는 소극적이라고 보도했다. 쿠웨이트의 셰이크 사우드 나세르 알 사바 석유 장관도 8일 관영 KUNA통신과의 회견에서 『석유시장의 수급상황은 현재 매우 적절한 수준』이라며 『쿠웨이트는 일일 50만배럴에서 소폭 변경만을 용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상당수 OPEC 회원국들도 50만배럴 증산에 찬성하고 있어 OPEC 각료회의는 증산폭을 둘러싸고 상당한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조속한 유가안정 힘들 듯 전문가들은 일일 50만~80만배럴의 공급증가로는 유가를 배럴당 30달러 이하로 끌어내리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본격 수요철인 겨울철을 앞두고 난방유 재고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어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OPEC이 최소 100만배럴 이상의 증산을 결정해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 페트롤륨 파이낸스사 애널리스트인 모하메드 압둘자바는 『OPEC 증산량이 최소 100만배럴은 돼야 유가를 배럴당 28~29달러선으로 인하시킬 수 있다』며 수급불안 요인이 여전하다고 밝혔다. 석유전문 컨설팅기업인 WH 브라운의 윌리엄 브라운 사장은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 결과에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며 『당분간 유가강세가 지속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입력시간 2000/09/09 18:23 ◀ 이전화면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