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승강기 안전문화 가꾸자] "설마"하는 안전불감증 禍부른다

째?기 매년 10% 증가...국민 60%가 매일 이용사망사고도 작년 28건 >>관련기사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의 한 연구소에 근무하는 Y연구원의 집은 마포구 공덕동이다. 매일 아침 Y씨는 10층 아파트에서 지하철 마포역까지 승강기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수직이동한 후 지하철을 이용 영등포구청역까지 수평이동하고 다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 수직이동해 환승한 후 삼성역에서 내려 다시 사무실까지 승강기를 이용해 수직이동한다. 반대방향으로 수직과 수평이동을 반복해 퇴근을 한다. 이렇듯 자동차, 기차가 땅에서, 배가 물에서, 비행기가 하늘에서의 수평 교통수단 이라면 승강기는 건물이나 시설물내 수직 교통수단의 대명사다. 종류도 다양하다.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기계식 주차장치, 장애인용 리프트 등이 모두 승강기의 일종이다. 이제 우리는 승강기 없이 단 하루도 살아갈 수 없게 됐다. 승강기가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 된 것이다. 실제로 전국민의 60%가 매일 부지불식간에 승강기를 이용하고 있다. 올 7월까지 우리나라에 설치된 승강기는 대략 22만여대. 매년 10% 안팎의 증가율을 보이며 빠르게 보급 및 설치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건물의 고층화, 인텔리전트화에 따라 건물당 승강기 설치대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 테러로 붕괴돼 전세계인의 간담을 쓸어 내렸던 미국의 월드트레이드센터(WTC)에 설치된 승강기만 무려 270여대다. 문제는 승강기 설치와 이용의 증가와 함께 안전사고도 늘어나고 있는 점이다. 특히 승강기의 주요 역할이 사람들을 수직 이동시키는 것이라 사고가 나면 인명피해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도 승강기 설치대수의 증가와 함께 인명피해 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연도별 승강기 사고로 인한 사망건수는 지난 96년 5건에서 97년 17건, 2000년 22건에 이어 지난해에는 가장 많은 28건을 기록했다. 올 7월까지만도 8건을 기록했다. 승강기 설치대수 대비 인명사고 발생률로 봐도 지난 99년 0.007%로 낮아졌다가 2000년 0.012%에 이어 지난해에는 0.014%까지 높아져 승강기 설치대수 증가와 함께 인명사고 발생이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승강기 사고는 사망사고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지난해 28건의 인명사고중 사망으로 연결된 건수가 절반인 14건을 차지하고 있다. 승강기 사고나 고장으로 인한 119구조대의 출동횟수도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97년 2,536건 출동에 5,452명의 인명을 구조했지만 지난해에는 4,389건 출동에 무려 1만390명의 인명을 구조했다. 하루에 우리국민의 평균 60명 이상이 승강기 사고로 피해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승강기 사고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승강기는 워낙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들어 있어 무방비 상태로 이용할 수 밖에 없고 공공재적인 성격이 강해 유지ㆍ관리ㆍ보수에 상대적으로 둔감하다. 때문에 승강기는 제조 만큼이나 유지와 보수ㆍ검사가 중요하다. 아울러 시민들의 올바른 이용이 요구된다. 지정된 용도외 사용금지, 정원초과 금지 등만 준수해도 상당수의 사고는 물론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사고원인별 사고유형을 보면 이러한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 93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발생한 171건의 승강기 인명피해 사고중 무려 66건, 약 39%가 이용자 과실에 의한 사고다. 여기다 이용자가 쉽게 위험을 피할 수 있는 `개문출발`사고 건수까지 합치면 이용자 과실에 의한 인명사고율이 47%까지 올라간다. 결국 사용자가 승강기를 올바로 사용만 해도 인명피해를 절반이나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승강기 인명피해가 13세 미만 어린이나 65세 이상 노약자에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들의 인명피해 사건발생률이 같은 기간 약 37%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승강기가 사용을 피할 수 없는 문명의 이기(利器)라면 이제 승강기 안전사고를 최소화해 인명과 경제적 손실을 줄이는 노력이 더욱 강화되야 하는 때다. 조충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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