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2단도약' 비결을 찾는다] <2-1> 스페인'실업의 나라'가 고용대국으로

"150년만의 호황"…거리 곳곳 활기<br>80년대 노조 총파업으로 마비상태 빠지기도<br>"이대로는 안된다" 공감대…노사 대타협 도출<br>車생산 6위·10大무역국등 '경제우등생'으로




스페인은 노사 대타협에 힘입어 ‘2단 도약’의 귀중한 성과를 일궈냈다. 스페인 고속철도 AVE가 유연한 곡선미를 한껏 뽐내고 있다. (사진 위부터 아래로) 마드리드 중심가에 걸린 삼성의 광고판과 스페인 정부청사 건물, 투우사의 멋진 묘기.


['2단도약' 비결을 찾는다] 스페인'실업의 나라'가 고용대국으로 "150년만의 호황"…거리 곳곳 활기80년대 노조 총파업으로 마비상태 빠지기도"이대로는 안된다" 공감대…노사 대타협 도출車생산 6위·10大무역국등 '경제우등생'으로 스페인은 노사 대타협에 힘입어 '2단 도약'의 귀중한 성과를 일궈냈다. 스페인 고속철도 AVE가 유연한 곡선미를 한껏 뽐내고 있다. (사진 위부터 아래로) 마드리드 중심가에 걸린 삼성의 광고판과 스페인 정부청사 건물. 스페인 마드리드 공항에서 외곽순환도로를 타고 시내로 진입하다 보면 여기저기서 한창 공사가 진행중인 대형 고층건물과 아파트 단지를 만나게 된다. ‘150년만의 호황’을 맞았다는 스페인은 요즘 대대적인 건설붐이 일면서 그 어느 때보다 활기가 넘쳐나고 있다. 시내 중심가의 비즈니스타운도 마찬가지다. 소니ㆍ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의 즐비한 옥외광 고판은 스페인이 외국기업들의 투자천국이라는 말을 새삼 실감나게 만들었다. 요즘 마드리드를 찾는 사람들은 스페인의 확 달라진 모습에 깜짝 놀란다고 한다. 거리가 옛날보다 깨끗해지고 사람들의 표정도 훨씬 밝아졌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90년대 초반만 해도 20%대의 높은 실업률에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대에 머물렀던 스페인이 ‘2단 도약’의 값진 성장을 일궈냈기 때문이다. 경제성적표도 주위의 부러움을 살만하다. 지난 2004년의 경제성장률은 3.5%로 치솟고 실업률은 8.4%까지 뚝 떨어졌다. 해외투자 6위, 자동차 생산 6위, 세계 10대 무역국 등 몇가지 지표만 따져봐도 ‘유럽의 떠오르는 용’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을 정도다. 국제사회는 이 같은 스페인의 환골탈태를 ‘스페인의 기적(Milagro de Espana)’이라고 부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발전의 모델로 우뚝 선 스페인의 노하우는 바로 사회협약으로 불리는 ‘노사대타협’이라고 입을 모은다. 마드리드 중심가 솔광장의 경제부 건물에서 만난 루이스 마르띠 장관 경제보좌관은 “정치투쟁을 중시하던 노조가 시간이 지나면서 보다 합리적으로 변했다”면서 “(스페인의 기적은) 노사협력이 수월해져 사회안정을 이룬 데 힘입은 바 크다”고 설명했다. 사실 스페인의 노조는 유럽에서도 강성으로 널리 알려져 왔다. 지난 85년과 88년 노조의 총파업은 스페인 전역을 거의 마비상태에 몰아넣기도 했다. 스페인은 그러나 프랑코 총통 사후인 77년 ‘몽끌로아(Moncloa) 협약’을 필두로 끊임없이 대타협을 이뤄내며 노사갈등을 극복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 협정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모든 정당, 사회단체가 당파적 이해관계를 초월, 상호협력하에 국가적 현안을 해결하기로 합의한 첫 사회협약이었다. 이 같은 대타협 또는 사회협약의 정신은 스페인 경제난 극복의 원동력이 됐다. 노동부 고용연구국의 알폰소 프리에토 부국장은 “프랑코 독재 이후 경제발전을 해야 한다는 국민 정서가 지배적이었다”며 “모든 국민이 사회안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대타협의 근본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스페인은 해마다 노사 대표기구인 CEOE와 UGT, CCOO(노동자위원회)가 모여 노사협약을 맺고 있다. 여기서 마련한 각 지침과 제안은 하부 노동조합에 전달되고, 조합이나 기업은 이를 기준으로 상생의 방안을 찾는다. 지난 2004년 7월, 스페인 노사는 보다 진전된 합의를 이끌어냈다.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새 개혁이 필요하다는 노사정 합의를 통해 노동ㆍ경제ㆍR&Dㆍ교육ㆍ국제화ㆍ환경 등등 모든 분야에서 개혁 실천과제를 정했다. 이에 따라 스페인에서는 현재 비정규직 처우 개선 및 감소방안을 놓고 노사대표간 활발한 협상이 가 수개월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노사대타협 전통은 80년대 2억시간이던 파업시간을 현재 500만 시간으로 줄이는 등 노사갈등을 크게 해소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사회안정을 토대로 역대 정부는 단기고용계약 정책으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이뤄내며 경제부흥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1980년대 초반 스페인 정부가 내세운 단기고용계약 정책이 확실한 효과를 내며 10년 전 20%에 달하던 실업률을 극복했다”고 치켜세웠다. 현재 스페인은 총 노동인구의 3분의 1에 해당되는 400여 만 명이 최소 하루에서 최대 6개월 미만의 고용계약을 맺고 있을 정도로 유연한 노동시장을 갖고 있다. 차종대 코트라 마드리드 무역관장은 “스페인의 실업률 8.4%는 EU의 평균 실업률을 훨씬 밑돌고 있다”며 “사실상 스페인이 유럽에서 고용창출의 견인차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1/0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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