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명인의 수읽기

제9보(131~141)


흑31로 따내자 당장 우상귀의 사활이 급하게 되었다. 장쉬는 백32, 34로 한 집 만들기에 나설 수밖에 없었고 반상최대의 끝내기인 흑35는 다카오의 차지가 되었다. 그러나 흑35가 놓인 순간 고마쓰9단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것 역시 확신의 한수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최선인지는 좀더 진행된 이후에 밝혀질 것이다. 웬만한 배짱 가지고는 둘 수 없는 한 수였다.”(고마쓰) 한국기원 검토실의 서봉수 역시 비슷한 말을 했다. 고수의 진단은 비슷하다. “나 같으면 하변쪽이 불안해서 그렇게 못 두겠는데….”(서봉수) 참고도1의 흑1이 정수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백2를 당해 흑이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장쉬는 백38로 하변 흑의 목에 칼을 들이댔다. 현지 검토실의 여러 고수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고마쓰9단이 검토실의 바둑판에 참고도2의 흑1 이하 12를 그렸다. 만약 이대로 진행된다면 흑 7점은 활로가 없으며 다카오는 돌을 던져야 한다. 그리고 7번기는 여기서 끝나 버린다. 그러나 다카오는 미리 이 부근의 변화에 대하여 수읽기를 끝내놓고 있었음이 나중에 밝혀졌다. 지극히 무식해 보이는 흑39, 41이 다카오가 준비해둔 응수였다. “호오, 역시 명인의 수읽기로군요.” 고마쓰8단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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