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롯데百, 美 '매직쇼' 직소싱 동행취재… 유행·상품성 조화에 초점

MD들 사진찍고 입어보기도<br>로버슨 라운지 11개 全매장서 200억어치 직수입 판매 예정

지난 17일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패션 박람회인 매직쇼에서 롯데백화점 영패션MD팀 이현지 브랜드 관계자와 여성복 주문을 위해 협의하고 있다. 라스베가스=김태성기자

"너무 베이직(basic)하지 않나요?" "올해 런퍼(하의가 바지인 원피스)와 맥스 드레스(땅에 끌릴 정도로 긴 드레스)가 유행을 탈 것 같으니 이 제품은 다음 오더(주문) 때 물량 더 많이 넣죠." 지난 17일 전세계 80개국 3,000여 브랜드가 참여하는 세계최대의 패션박람회인 '매직쇼(magic show)'에 참석한 롯데백화점 MD(상품 기획자)들은 현지 브랜드 매니저가 보여주는 제품을 꼼꼼히 분석해보며 올해 국내에서 히트 칠 옷을 찾는데 여념이 없었다. 롯데백화점 영패션팀 MD들이 국내 수입(소싱)을 위해 품평에 들어간 브랜드는 캐나다 여성복 '프레스(press)'. 1차로 추려진 제품들은 하나하나 사진과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동행한 여직원이 직접 제품을 입어보는 과정도 이어졌다. 유형주 영패션팀장은 "디자인이 좋아도 한국인의 체형과 스타일에 맞는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새로운 디자인의 옷은 항상 입어보게 한다"고 말했다. 프레스 스웨터의 경우 현지가격은 33달러(3만6,000원)선. 여기에 관세·부가세와 물류비, 마진이 붙어 국내 소비자가격은 10만원정도가 된다. 오는 3월에 판매할 제품에서 가을·겨울 시즌용 의상까지 꼼꼼히 살핀 후 '노트(실제 주문 이전의 임시 계약)' 과정까지 마친후에야 MD들은 한숨을 돌린다. 이렇게 선정한 제품은 추후 국내 샵매니저의 정기 품평회에서 최종 승인을 거쳐 실제 주문에 들어가게 된다. 롯데백화점 영패션팀의 매직쇼 방문은 이번이 3년째다. 현재 잠실점등 11개 백화점 매장에 입점해 있는 미국 직수입 영캐주얼 편집숍인 '로버슨 라운지'의 판매 상품을 발굴하는 것이 목적이다. 현재 이 백화점은 협력업체인 지엔코커뮤니케이션과 매장 컨셉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번 매직쇼를 통해 백화점 MD팀은 프레스를 포함, 맥 데님과 데지구엘, 프렌치커넥션 등 총 4개의 새로운 브랜드 제품에 대한 입점 가계약을 맺었다. 매직쇼 현장에서는 올해 세계 패션의 최신 트렌드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정용석 지앤코커뮤니케이션 대표는 "올해 유행하는 여성복 스타일은 런퍼와 맥스드레스이며 소재는 번아웃(원단을 태워서 얇게 처리한 소재)과 서브리메이션(물나염 소재)"라고 설명했다. 이번 아이템 발굴도 이 같은 최신 유행을 최대한 반영하는 식으로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에 맞는 것"이라며 "유행과 상품성을 조화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매직쇼에서는 패션계에 잔뼈가 굵은 정 대표는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반면, 유통 전문가인 백화점 MD팀은 상품성에 주안점을 둬 각자의 전문성을 살린 협업을 통해 브랜드 발굴에 나섰다. 유 팀장은 "이전보다 대량 주문도 가능해짐에 따라 제품 디자인의 수정을 요구하면 제조업체에서 이를 적극 반영해주는 등 전보다 강해진 바잉파워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매직쇼에서 구매한 물량을 포함해 롯데백화점은 올해 로버슨 라운지 11개 전점 매장에서 판매하는 250억원의 제품 중 80%인 200억원 어치를 직수입 상품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대표 매장인 백화점 본점의 로버슨라운지 매장에서 월 매출 2억원, 전 매장에서 연간 115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유 팀장은"앞으로 백화점이 지향해야 할 매장 형태는 자주형 편집숍"이라며 "로버슨 라운지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백화점이 상품을 100% 직매입해 운영하는 매장을 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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