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자동차의 파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납품 중단으로 협력 업체들이 줄 도산 위기에 몰리고, 생산 차질로 인기 차종들의 재고가 바닥나면서 일부 차종은 주문 적체 대수가 7,000여대까지 늘어났다.
수출 전선에서도 일부 해외 공장의 생산 중단에 이어 8월 중순부터는 대미 수출 차량 반입까지 지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내수
▲수출
▲협력업체 등 피해 상황이 전면적으로 확산되는 조짐이다.
◇400여 협력업체에 직격탄= 29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울산지역 39개사 등 전국의 400여개 1차 협력 업체가 생산ㆍ납품 중단으로 9,000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었다. 이는 1차 협력업체의 연간 총매출 3조5,000억원의 5.2%에 해당한다. 8월에도 파업이 지속될 경우 금융권의 긴급 구체금융이 이뤄지지 않는 한 상당수 업체의 도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00여 2ㆍ3차 협력업체도 상당수가 이미 조업을 중단한 채 부도 직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기 차종 바닥= 기아차 X-트렉은 재고물량이 30대도 남지 않았다. 공장과 지방 출하장 재고는 이미 지난주 말 바닥났으며, 양재동 현대ㆍ기아차 본사에 전시된 전시차량 마저 긴급 차출, 고객에게 인도됐다. 쏘렌토와 카렌스도 내수 재고가 바닥나면서 출고 대기일도 쏘렌토가 45일, 카렌스가 15일 이상으로 늘어났다.
현대차도 그랜저XG 재고물량이 3일치도 안 되는 600~700대로 출고 대기일이 50일이나 된다. 뉴아반떼XD와 싼타페 등 나머지 인기차종도 재고물량이 평상시 기준 대략 5일 이내로 극히 부족해 차량을 인도받으려면 30∼40일 이상 기다려야 한다.
주문적체도 급증, 쏘렌토의 경우 밀려있는 미출고 대수가 7,000여대에 달하며,
▲그랜저XG (5,500대)
▲싼타페(5,100대)
▲뉴아반떼XD(4,000대) 등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대미 수출 차량 반입 적신호= 미국 현지의 현대차 판매 차량 재고는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급감하기 시작, 통상 3개월치의 재고에서 현재는 1개월15일 정도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상황상 8월 중순이면 미국시장으로 유입되는 차량수로 급속하게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등 조립생산공장의 가동중단에 이어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에서 파업의 여파가 현실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측은 8월 중순까지 파업이 이어질 경우 9월부터는 유례없는 수출 판매 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