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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변'을 보면 '병'을 안다

한방칼럼

[리빙 앤 조이] '변'을 보면 '병'을 안다 한방칼럼 이종훈 목동 함소아한의원 원장 아이들은 스스로 만들어 내는 ‘변’이나 ‘방귀’ 같은 배설물에 관심이 많다. 변 이야기만 나와도 키득키득 웃느라 정신이 없다. 그런데 정작 아이의 변에 관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엄마, 아빠다. 아이의 변이 건강을 체크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기 때문이다. 특히 0~3세 아이들은 몸이 아파도 표현이 서투르기 때문에 부모라면 평소 아이의 변을 매일 확인해야 한다. 올해 8월 한의원에서 ‘토끼똥 프로젝트’를 시행한 적이 있다. 아이들의 변은 적당한 굳기로 끊어지지 않고 황금색을 내는 것이 가장 좋은데 간혹 동글동글한 모양의 토끼똥을 보는 아이들이 있다. 엄마들이 변비나 설사는 문제를 삼아도 이런 변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이것도 ‘문제의 똥’이다.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재요(4세)는 변 색깔이 진한 고동색으로 냄새가 심한 아이였다. 변을 볼 때마다 고통스러워했으며 입 냄새도 심하게 났다. 무엇보다 코피가 자주 나는데다가 한번 나기 시작하면 20~30분 정도 지혈을 해야 할 정도였다는 게 엄마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진찰을 해보니 재요는 어혈이 심하고 열이 많은 게 원인이었다. 몸속의 피는 항상 원활하게 돌아야 기운이 곳곳으로 전달되는데 어혈이 생겼다는 것은 나쁜 피가 정체되어 돌지 못하고 뭉쳐 있는 것이다. 몸 한 곳이 막히면 다른 곳에도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어혈이 생기는 것은 핏속에 열이 있기 때문이다. 엄마 아빠의 열을 그대로 물려받았거나 과자, 초콜릿, 치킨, 피자 등 달고 기름진 음식을 즐겨 먹으면서 식사를 불규칙하게 하다 보면 핏속에 열이 생기고 점도가 높아지면서 기혈 순환의 흐름을 막는다. 이런 아이들은 재요처럼 코피가 잘 나고 눈 밑이 어둡거나 코가 막히는 증상, 코딱지도 잘 생기는 편이다. 재요에게 생지황 등의 약재로 몸속 열을 내려주면서 수분을 공급하고 막힌 피의 순환을 돕는 치료를 했다. 약 한달 반 후 재요는 변 색깔이 밝은 황토색으로 변하기 시작하면서 냄새도 없어지고 동글동글했던 모양이 굵은 한 덩어리로 바뀌었다. 변을 보는 시간도 줄었다고 했으며 무엇보다 코피가 거의 안 났다. 나더라도 콧속에 약간 피가 묻어나는 정도가 되었다. 분명 변이 좋아지면 함께 나타났던 건강상의 문제들이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아토피 피부염이 좋아지는 아이도 있다. 이는 단순히 변 상태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근본 원인을 파악하여 그것을 해결하는 한의학의 지혜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아이 변이 건강 신호등이 되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 [리빙 앤 조이] 관련기사 ◀◀◀ ▶ '디자인 바이러스' 확산 중 ▶ 삶의 질 바꾸는 '공공미술 혁명' ▶ 가볼만한 공공디자인 현장 ▶ 공장이 '아름다운 일터'로 변신 ▶ 공공미술이란 ▶ 겨울산행 '유비무한' ▶ '제주의 속살' 쇠소깍을 아시나요? ▶ '변'을 보면 '병'을 안다 ▶ 코골이 수술은 겁나고 수면 조끼 입어볼까?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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