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쟁 동맹인가? 경제대가 요구인가?

◆이라크전 지지 국가 동유럽권 폴란드 체코 헝가리 알바니아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마케도니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서유럽권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이라크 주변 터키 요르단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이스라엘 미국 주도의 이라크전을 지지하고 나선 국가들을 한 데 묶는 공통의 요소는 무엇일까. 세계 평화와 테러 척결을 이라크전의 목적으로 일관되게 내세우는 미국의 실제 목적이 석유에 있다고 비판 받는 것처럼 미국을 성원하는 국가들의 진짜 지지 이유는 `미국의 돈` 때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현재 이라크전 지지 의사를 표명한 나라는 대략 26개국 정도. 이중 19개국은 직접적인 군사 지원도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을 묶는 단 하나의 끈은 어떻게 든 미국과 특수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바람이라고 분석한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25일 이라크전을 찬성하는 각국의 동기를 자세히 보도했다. 최대 공통분모는 `돈` 가장 노골적으로 돈 욕심을 숨기지 않는 국가는 터키다. 자국 영토 내 기지 사용과 군사력 지원의 대가로 당초 미국에 900억 달러 이상을 `당당히` 요구했던 터키는 난색을 표명한 미국과 줄다리기 끝에 최근 현금 150억 달러와 추가 차관 보장 선까지 물러섰다. 하지만 국민적인 반미 감정에 맞서 국가 수뇌부가 “대신 돈을 따왔지 않느냐”고 설득에 나설 정도로 터키에게 돈은 `참전의 모든 이유`다. 매년 미국으로부터 30억 달러를 지원 받는 이스라엘도 이라크전을 계기로 120억 달러 상당의 추가 지원을 기대하고 있고 이집트와 요르단 등도 이미 지원 받은 물량에 더해 대규모 추가 원조를 바라고 있다. 이처럼 많은 국가들이 당당하게 원조를 바라는 논리는 전쟁으로 인한 관광수입, 교역량 감소 등 손실을 보전해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사정이 그만큼 넉넉하지 않은 미국으로선 반전여론 못지않게 돈 문제가 동맹 형성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워싱턴 소재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한 중동전문가는 “최근 유엔 결의 없이도 미국의 뜻에 동참하는 `자원국` 동맹을 모아 전쟁에 나설 것이라고 주장하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말과는 달리 실제 이들 자원국의 대부분은 경제적 이익을 위해 참여를 강요 당한 `동원국` 동맹”이라고 비꼬았다. 돈만큼 중요한 이유들 돈 외에도 폴란드 체코 등 동유럽 국가들과 슬로바키아 등 옛 소련권 국가들이 미국 지원에 나선 또 다른 배경에는 미국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지원과 안보우산을 바라는 심리가 자리잡고 있다. 쿠웨이트 카타르 등 걸프 해역의 소국들에겐 이라크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 대국들의 위협을 피해 기댈 수 있는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 돈 유혹설 등이 제기되자 미국은 “평화를 위한 각국의 희생정신을 뇌물 거래처럼 오해하지 말라”고 발끈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돈으로 연결된 현재의 동맹이 예기치 않은 전쟁 장기화와 막대한 전후 복구 사업 등 당면 과제 앞에서 과연 언제까지 유지될지 의문이라고 USA투데이는 지적했다. 김용식기자 <미주한국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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