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총장 정책에 노교수들 강력반발세계적 명문대인 미국의 하버드대학이 '젊은 피 수혈' 논란에 휩싸였다.
빌 클린턴 전(前) 대통령 시절 재무부 장관을 지냈다가 지난해 중반 취임한 로런스 서머스 총장이 되도록이면 젊은 교수를 영입하려는 정책을 취하자 학내는 물론 외부의 노장 교수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을 졸업한 서머스 총장은 28세 때 하버드대 교수가 되는 등 그 자신이 젊은 피의 대명사인데, 취임 직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과 미국 스탠퍼드대학으로부터 하버드대로 이적하려던 2명의 교수를 채용하지 않았다.
그들의 나이는 각각 54세. 서머스 총장은 고령을 이유로 이들의 영입을 거부한 게 아니라고 밝혔지만 그가 지니고 있는 교수상을 감안하면 '미필적 고의'의 인상이 짙다.
그가 바라는 교수상은 한마디로 과거에 훌륭한 연구업적을 남기고 학계의 최고 교수로 이미 부상된 인사가 아니라 젊고 장래가 촉망되는 교수.
현재 미국 4년제 대학 교수의 평균 연령은 49.2세로 지난 93년의 47.6세보다 1.6세 높아졌으며, 이 같은 추세로 인해 젊은 학자들이 대학에 진입할 수 있는 여지는 그만큼 줄어 들어왔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서머스 총장이 젊은 학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고 있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반발도 심하다. 하버드대 비교문학과의 잰 지올코스키 과장은 "젊었을 때 수년간 반짝하다가 시들시들해 지는 학자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컬럼비아대 교원대학의 아서 러바인 학장은 "젊은 교수들만 찾다 보면 실수는 반복되고 훌륭한 교수는 다른 대학에 빼앗기게 될 위험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