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기업들 내년 경영기조는 '안전'

글로벌 침체 전망에 10대 그룹도 "투자보다 현금확보"


기업들 내년 경영기조는 '안전' 글로벌 침체 전망에 10대 그룹도 "투자보다 현금확보" 박태준 기자 june@sed.co.kr 홍재원기자 jwhong@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과감한 투자보다는 기존 주력 계열사들 범위 내에서 내년 경영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LG그룹의 한 고위관계자) 미국발(發) 금융위기로 실물경제 위축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대다수의 국내 대기업들은 내년 경영계획의 최우선 기조를 수익성보다 안전에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동성에 다소 여유가 있는 10대 그룹조차 대규모 투자보다는 현금확보에 신경을 쓰는 양상이다. 여기에는 최근의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침체 국면이 최악의 경우 1~2년간 더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내년 경영계획 수립에 착수했거나 조만간 착수할 대기업들은 공통적으로 급변하는 금융환경을 예의주시하며 신중하게 경영전략을 수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특히 삼성그룹은 금융위기가 실물시장으로 확산되면서 세계경제 둔화가 불가피하며 앞으로 1~2년간 시장이 크게 흔들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삼성은 급변하는 시장에 대처할 수 있도록 경영의 유연성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기로 했다. 삼성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미국 금융불안으로 국제자본의 투자전략이 수익성에서 안전성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삼성 또한 이를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ㆍ기아차그룹 측도 “환율 등 경영환경 측면에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리스크를 피하는 것을 우선과제로 삼고 있다”며 “이를 위해 회사 각 부문과 기능별로 위험요소를 파악해 재검토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LG그룹과 SK그룹은 대형 인수합병(M&A)을 자제하고 최대한 보수적인 입장에서 내년도 경영계획을 준비할 계획이다. 기업들은 경영 불확실성이 증폭됨에 따라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유동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던 10대 그룹조차 현금 관리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삼성의 경우 최근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기로 했다. 금융시장 불안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해 ‘실탄’을 최대한 아끼겠다는 포석이다. LG그룹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최근 간부들에게 “기업경영에서 현금이 중요하다”며 “우리가 가진 재고 물량이나 채권 등은 ‘묶여 있는 현금’이어서 기업경영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사업의 가치는 ‘사용할 수 있는 현금’ 창출능력에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기업들이 이처럼 안전 위주로 경영계획을 짤 경우 내년 투자와 고용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데 있다. 주요 그룹들은 겉으로는 시설 및 연구개발(R&D) 투자를 줄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3ㆍ4분기 이후 이익이 줄어들면 자연스레 투자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이 최근 강조한 ‘경영 유연화’ 전략도 여건변화에 따른 투자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 8월 현재 청년실업률이 7.1%로 여전히 높은 가운데 590개 상장회사 가운데 올 하반기 채용계획을 가진 기업은 전체의 46%에 그쳤다. 경기가 불투명 하다 보니 절반 이상이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현석 대한상공회의소 조사1본부장은 “최근 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해지고 있어 보수적인 경영계획을 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최근 환율과 금리가 급변하는 등 불확실성이 커져 투자와 고용이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본부장은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투자와 고용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이라면서 “그러나 이후 금융위기가 급속히 확산돼 기업들이 현금확보에 주력하는 등 ‘안정’ 위주로 경영기조를 바꾸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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