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ㆍ4분기에 가계의 실질소득은 줄어듦에도 지출은 늘리면서 상위층 적자 가구 비율이 지난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또 경기 회복 기대감에 중산층과 저소득층도 소비를 늘림에 따라 적자 가구 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16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가구(2인 이상)의 소득 규모를 상ㆍ중ㆍ하로 나눴을 때 지난 2분기 상위 30%의 적자가구 비율은 11.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포인트 늘어났다. 매 2분기 상위 30%의 적자 가구 비율은 ▦03년 10.9% ▦04년 10.8% ▦05년 11.1% ▦06년 10.1% ▦07년 10.4% ▦08년 11.6%였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후 가계마다 지출을 자제해 적자가구 비율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짐에 따라 지출이 늘기 시작해 전 계층에서 적자 가구가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산ㆍ서민층 적자가구도 많아졌다. 중산층인 중위 40%의 2분기 적자가구 비율은 22.6%로 전년동기대비 0.6%포인트 늘었다. 이는 지난 2007년 2분기 24.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하위층인 하위 30%의 경우도 2분기 적자 가구 비율이 50.9%로 지난해 2분기보다 1.2%포인트나 증가했다.
전체 계층을 총괄해보면 올 2분기 적자가구 비율은 27.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포인트 늘었다. 지난 2004년 2분기 28.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상위층에 속하는 9분위의 2분기 실질소득은 3.2% 감소한 반면 가계지출은 2.9% 늘어 상위층 적자가구 비율이 증가한 현상을 반영했다. 최하위층인 1분위는 실질소득이 12.9% 감소한데다 가계지출은 4.9% 증가해 극심한 소득 불균형 양상을 보였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경기 회복 심리가 반영된 영향으로 처분 가능소득이 줄었는데도 지출은 늘어 적자 가구 비율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며 “3분기부터 실질소득 증가 여부에 따라 가계 수지가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