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허승연이 리스트(Franz Liszt) ‘순례의 해’전집 음반 발매 기념 콘서트를 연다. ‘순례의 해’는 전 세계적으로 지금까지 라자 베르만, 알프레드 브렌델 등 여섯명만이 전곡 녹음 음반을 내 놓은 작품. 19세기 천재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리스트가 이탈리아와 스위스 등지를 여행하면서 느낀 감상을 표현한 피아노 곡으로 유럽 자연의 서정성과 작곡자의 사색적 풍모를 엿볼 수 있다. 전 곡의 길이가 3시간여에 이를 정도로 방대하고 엄청난 기교가 필요해 이 곡의 전곡 녹음이나 연주에 나선 피아니스트들이 그리 많지 않다. 현재 스위스 취리히 음악 컨서바토리 부학장으로 있는 허승연씨는 지난해 연말 독일 음반사 아르스무지치를 통해 순례의 해 전곡 음반을 발매했다. 순례의 해 녹음을 위해 허승연씨는 리스트가 머물렀던 이탈리아 로마의 빌라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그녀의 국내 연주는 4년만으로 이번 콘서트는 리스트가 순례의 해를 작곡하던 당시 읽었던 시 구절을 낭송하는 이벤트가 곁들여진다. 리스트의 순례의 해 연주에 그의 발췌록을 읽는 공연은 허승연이 지난해 9월 이미 유럽에서도 선보였던 이벤트. 독일에서는 연극인 리베르트 훙어 뷜러가 낭송을 맡았었다. 이달 2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연주회에서는 유인촌 서울문화재단 사장이 무대에 올라 로드 바이런(Lord Byron)의 시를 낭송한다. 허승연씨는 이번 연주에서 순례의 해 전곡 가운데 ‘에스테 빌라의 분수’, ‘오베르만의 골짜기’, ‘안젤루스’ 등 8곡을 발췌해 연주할 예정이다.(02)780-5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