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中·印 "경제도약 공통점과 차이점은?"

■마오를 이긴 중국 간디를 넘은 인도 ■로빈 메레디스 지음, 이솔 펴냄<br>정부 주도로 수직상승, 느리더라도 착실하게<br>값싼 노동력·풍부한 자원 앞세워 성장하기까지<br>경제적 배경·국제적 위상·의문점 등 비교 분석




1978년 11월, 중국의 현대화를 위해 눈을 국경 밖으로 돌렸던 실용주의자 덩샤오핑 당시 중국 주석은 싱가포르를 잇따라 방문해 리콴유 총리를 만난다. 싱가포르는 에어컨 시설이 된 실내에서는 금연이었지만 리 총리는 덩 주석을 위해 회의장마다 재떨이를 놓아두며 그를 각별히 대접했다. 현대적이며 앞선 기술을 자랑하던 싱가포르는 덩샤오핑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덩샤오핑 주석은 정부의 친 기업정책이 작은 도시 국가 싱가포르를 수출강국으로 만들었다는 점에 특히 주목하고 싱가포르를 중국 개발의 모델로 삼기로 결심한 후 정책의 속도와 방향을 조정해 나갔다. 정부 주도로 경제를 개방한 중국은 30여년이 지난 지금 ‘세계의 공장’으로 급부상하며 성장속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1989년 270㎞에 불과했던 고속도로가 2004년 현재 34,600㎞로 늘어났으며, 2020년까지 8만8,000㎞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는 미국 전체고속도로를 다 합친 것과 같은 거리. 또 중국에서 만드는 신발 세 켤레 중 한 켤레는 수출을 하고, 미국과 유럽의 주요 백화점에 진열된 장난감의 90%는 중국산이라는 라벨이 붙어 있을 정도다. 외국기업이 1978년부터 중국에 투자한 돈이 6,000억 달러가 넘을 정도로 중국은 이제 서구의 가장 중요한 사업투자지역 중 하나가 되었다. 이렇듯 중국이 급부상하고 있는 동안 인도는 주춤하고 있었다. 중국이 1978년 경제개방을 한 데 반해 인도는 여전히 문을 걸어 잠그고 있었기 때문. 인도는 13년이 지난 1991년 외국투자 자본을 허용하면서 중국 추격에 나섰다. 능숙한 영어와 민주주의 정치제도 그리고 탁월한 수학과 공학 지식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불어온 닷컴 열풍에 편승, 미국과 유럽의 백 오피스(전면에 드러나지 않으면서 업무가 진행되도록 뒷받침하는 기능으로 콜센터, 프로그램 개발 등을 수행한다) 기능을 맡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인도는 매년 9% 이상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두나라의 공통점은 미국 등 서구의 새로운 투자처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저렴한 노동력을 앞세워 그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감으로써 서방 세계에게는 새로운 위기의 근원이기도 하다. 미국의 100만명 넘는 사무직과 서비스 산업 분야 일자리가 이미 인도로 옮겨갔고,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의 공장은 중국으로 자리를 옮긴 지 오래다. 뉴욕타임스와 포브스지 등에서 인도와 중국을 취재해온 저자가 선진국에게 기회이자 위협이 되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발전 과정을 흥미로운 필치로 풀어낸다. 코끼리와 용으로 불리는 인도와 중국에 대해 저자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두 나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했다. 인구 대국, 값싼 노동력, 풍부한 자원, 우수한 인재, 막대한 내수 시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느리더라도 착실하게 나아가자는 인도와 정부주도로 수직 상승하는 중국은 분명 차이가 있다. 저자는 두 나라의 경제적 배경과 성장가능성 그리고 국제 경제에서의 위상 등을 외국인 저널리스트 시각에서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전망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경제 도약에 숨겨있는 많은 의문들에 대해 풍부한 경험과 현장 취재를 바탕으로 설득력있는 해답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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