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금융트렌드] 원화강세… 환테크 어떻게 할까

"해외펀드 가입자들 환차손 대비 환헤징 고려를"<br>해외여행땐 현금보다 신용카드 사용이 유리<br>유학생 자녀에 달러 해외 송금 시기 늦춰야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가 거침없이 오르고 있다. 원ㆍ달러환율은 현재 1,200원대로 연중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올해 1ㆍ4분기까지만 하더라도 달러강세에 초점을 맞춘 재테크 전략을 수립했는데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다. 달러약세를 십분 활용하는 재테크 전략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자녀들이 해외에서 공부하고 있거나 유학을 준비하고 있고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도 많다. 펀드홍수 시대에 해외펀드에 가입하는 사람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원화가치가 오르고 있을 때 알맞은 재테크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 원화가치 '거침없는 하이킥' 올해 초 글로벌 금융위기가 고조되고 은행 등 금융권이 달러자금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원ㆍ달러환율은 지난 3월 1,600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원ㆍ달러환율은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고 지금은 1,200원선도 무너질 상황에 있다. 이처럼 달러가치가 급락하고 있는 것은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달러를 조달하는 데 드는 리보(LIBOR) 금리가 크게 떨어지면서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확연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캐리 트레이드는 조달금리가 낮은 통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다른 나라에 투자함으로써 보다 고수익을 추구하는 형태의 매매를 일컫는다. 최근 달러 리보금리가 엔화의 리보금리를 밑돌면서 엔 캐리가 아닌 달러 캐리가 확산되고 있다. 현재 3개월 짜리 달러 리보금리는 연 0.292%로 과거에 캐리 트레이드 대상통화로 사용됐던 엔화의 리보금리 0.352%보다 6bp(1bp=0.01%포인트) 낮다. 달러 리보금리가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후 신용경색으로 한때 5% 선에 육박했으나 이후 꾸준히 하락했다. 달러 리보금리는 지난달 24일에는 연 0.386%로 지난 1993년 5월 이후 처음으로 엔 리보금리 밑으로 떨어졌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현 상황에서 달러 캐리에 대한 수요증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며 "달러화의 약세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원화 오를 때 재테크 방법 자녀를 해외에 유학 보낸 부모들은 달러의 해외송금 시기를 늦추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미국의 아들에게 1만 달러를 송금한다고 할 경우 2009년 3월에는 환율이 달러 당 1,570원이었지만 지금은 1,200원대에서 형성되고 있다. 1달러 당 370원, 1만 달러의 경우 370만원을 절약할 수 있게 된다. 이와 반대로 수중에 달러를 많이 가지고 있다면 당장 은행으로 달려가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것이 좋다. 또 원화가치가 상승할 때 해외여행을 할 경우에는 현금보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신용카드로 해외에서 결제한 뒤 국내 은행이 청구대금을 확정하는 데는 보통 3~4일이 걸린다. 이 기간에 원화 값이 오르면 현찰 구매할 때보다 돈을 아낄 수 있다. 해외펀드에 가입한 사람들은 원화가치 상승으로 해외펀드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환율변동에 따른 손실(환차손)를 감수해야 하는 만큼 위험을 줄이기 위해 환헤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해외펀드에 투자해 5%의 수익을 거두었다고 하더라도 원화가치가 5% 이상 오른다면 손실이 불가피하다. 달러기준으로 높은 수익을 올렸다고 하더라도 이를 국내에 들여오기 위해서는 원화 값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물환 계약을 체결해 환헤징을 해두면 원화가격이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손실을 줄일 수 있다. 해외펀드에 가입하기 전에 환헤징 여부를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원화가치 상승은 수출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 중심으로 구성된 펀드는 피하는 것이 좋다. 원화가치 상승이 수출기업에게는 왜 불리할까. 원달러 환율이 1,000원에서 500원으로 내렸다고 가정 하자. A라는 수출기업은 이전에는 미국 시장에 1달러의 상품을 팔면 1,000원을 벌어들였는데 원화가치가 상승한 지금은 500원만 받게 된다. A기업은 상품 한 개를 생산하고 판매하는데 800원의 비용이 든다. 이전 같으면 제품 1개를 팔아 200원(1,000원-800원)을 남겼는데 지금은 원화가치 상승으로 1개를 팔면 300원의 손실(500원-800원)을 입게 된다. 결국 제품을 팔아 이익도, 손해도 안보는 수준인 손익분기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외 수출제품의 가격을 1달러보다 훨씬 높은 1.4달러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게 되는 이유다.

관련기사



서정명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