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후세인 체포로 이라크 안정되기를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생포된 것은 여러 면에서 낭보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이라크 정세의 불확실성이 감소되고 재건작업이 더욱 활기를 띨 것이다. 파병을 포함한 주요국의 이라크 진출도, 다양한 형태로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이슬람 원리주의와 아랍민족주의에 기초한 이라크 내외의 반미세력은 후세인의 체포여부와 관계없이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극렬하게 저항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후세인에 대한 재판과정에서 국제적 헤게모니의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후세인의 체포로 미국은 최종적으로 `전쟁의 종결`과 `후세인 시대의 종언`을 선언했고, 국제패권주의의 정점에 서게 됐다. 그러나 부시 미 행정부가 이라크 침공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대량살상무기의 존재가 후세인 체포와 이후 진행될 전범재판을 통해 거짓으로 판명 날 경우 명분 없는 전쟁을 한 미국의 도덕성은 상처를 입게 되고, 그것이 국제사회의 헤게모니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후세인 체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곳은 시장이다. 세계 증시가 오르고, 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상승하는 반면, 국제유가와 금값이 하락하고 있다. 이라크 사태의 안정이 미국경제와 세계경제 전반에 미칠 긍적적인 영향에 대한 기대감의 표시다. 이것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한 배를 타고 있는 한국으로선 추가 파병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후세인이 체포돼 다행이다. 지난주말 4당 대표의 청와대 회동에서 파병에 의견을 모은 것도 결과적으로 시의적절했다. 이제 국내 반발 여론을 잘 무마시키고 이라크 파병군이 현지에서 적절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또 주가 상승, 유가 하락, 이라크 재건사업 활기 등 호전되는 대내외 여건을 잘 살려 침체된 국내 경기를 끌어 올리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기회로도 삼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마냥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파병문제만 해도 후세인 체포와 상관없이 국내 반대여론이 여전하다. 후세인의 체포가 갖는 중요한 의미 중의 하나는 미국이 마침내 이라크 철수일정을 잡을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후세인의 생사가 불명인 상태에서는 이라크에서 미군철수는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후세인의 체포는 이라크에서 평화와 질서가 조기 회복돼 민정이양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을 둘러싼 논란도 그런 맥락에서 정리돼야 할 것이다. <김상용기자 kimi@sed.co.kr>

관련기사



김상용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