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박’신드롬 이대로 좋은가

새해 들어 각종 복권추첨에서 연이어 `대박`이 터지면서 대박 신드롬이 열병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12일 로또 복권추첨에서 국내 최고액인 65억원의 당첨금이 나오고 22일에도 두 명의 회사원이 휴대폰 경품으로 받은 플러스 플러스 복권에서 33억원과 7억원이 각각 당첨되는 행운을 안았다. 이 같은 대박 행진이 계속되자 지금 직장인을 비롯해 각급학교 학생들까지 대박을 꿈꾸며 줄지어 복권을 구입하고 있다. 횡재를 노리는 한탕주의가 연령ㆍ계층을 뛰어 넘어 사회전반으로 확산돼 가고 있는 느낌이다. 도박성 레저산업의 급성장이 이를 반증한다. 이 같은 한탕주의 열풍은 어제 오늘에 이르러 비롯된 현상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샐러리맨의 경우 복권 등 `한 건`을 꿈꾸는 사람이 거의 4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몇 년 전의 주식 열풍에서 이제는 복권으로 방향이 바뀐 것이다. 편의점을 상대로 복권만을 훔치는 절도단 마저 나오고 있는 판국이니 그 폐해는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노력의 대가 없는 한탕주의가 팽배할 때 직장이나 사회가 건전할 리 없다. 한탕주의에 빠지면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결국 패가망신까지 하게 된다. 복권은 역기능도 많지만 순기능도 무시할 수 없다. 여러 사람으로부터 십시일반(十匙一飯)식으로 모은 돈 가운데 일정액을 당첨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각종 사업비와 경비로 쓰는 것이 그 취지다. 따라서 복권은 주로 공공기관에 의해 발행되며 사회적 성격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주택복권이 바로 대표적인 예다. 복권의 부차적인 기능은 카타르시스(청량제) 구실도 한다는 사실이다. 본인이 꼭 당첨이 되지 않더라도 대리만족을 할 수 있으며 복권을 구입하는 모든 사람에게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러나 복권의 순기능이 도박으로 이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통계를 보면 지난해 도박성 레저산업의 순매출은 11조5,500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29.4%나 늘어났다. 부문별로는 경마가 전체의 65.7%인 7조8,000억원으로 으뜸을 차지했고 다음이 경륜ㆍ경정(2조2500억운), 복권(1조22억원), 카지노(강원랜드ㆍ4,950억원)의 순이었다. 엄청난 성장세다. 그만큼 한탕주의가 만연하고 있다는 증거다. 무슨 일이나 지나치면 좋지 않다. 특히 젊은이들의 “한 건”을 바라는 요행주의는 경계해야 한다. 한탕주의는 사회를 좀먹는 마약이나 다름없다. 우리사회가 건전성을 찾아야 할 때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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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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