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 ‘달고나’가 동숭동 대학로 아룽구지 소극장에서 다음달 8일까지 공연중이다.
추억이란 자칫 과거지향적이며 지겹고 진부한 소재일 수 있으나 이 작품은 당시 노래와 이야기 그리고 춤이 만나면서 세대를 초월한 재미와 즐거움을 만들어 내고 있다.
언니 옷을 빌려 입고 미성년자 관람불가 영화를 보고, 대학 MT에서 친구들과 놀이를 하던 추억들 그리고 여자친구와의 사랑이야기. 언뜻 보기에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들처럼 보이지만 뮤지컬 ‘달고나’에 등장하는 추억들은 7080년대 학창시절을 보내지 않은 젊은 세대들도 공감하고 웃고 즐긴다.
세대를 초월한 젊은이들의 공통된 코드인 사랑ㆍ열정ㆍ 꿈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또 70년대 유행했던 나팔바지를 꽃무늬와 줄무늬 등이 섞인 패션 나팔바지로 변형한 독특한 의상과 스크린을 동원, 당시의 역사적 사실을 전달해 영상 세대들의 시선을 붙들기에 충분하다. 그래서인지 객석에는 20대 관객들이 옛 가요를 흥겹게 따라 부르며 어깨를 들썩인다.
학창시절 영화감독을 꿈꾸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보겠다던 세우(이계창 분)가 세월이 흘러 인터넷방송국 ‘달고나’에서 중고 물건들을 팔면서 하루하루를 산다. 그에게는 삶의 열정도 치열함도 사라진 지 오래다. 그의 꿈의 상징인 전동식 타자기 마저 인터넷 경매에 내놓았다. 인터넷 ID ‘장독대 소녀’가 타자기를 사가면서 세우는 문득 옛 여자친구인 지혜(임선애 분)를 떠올리며 꿈 많았던 학창시절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옛 집의 장독대를 찾아가 과거를 회상한다는 것이 줄거리.
이 작품은 세우와 지혜의 사랑이야기를 중심 축으로 당시 학창시절을 보낸 386세대들이 겪었던 시대적이고 사회적인 고민과 아픔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또 교련복, 현란한 무늬의 나팔바지를 입은 조연들의 촌철살인의 대사와 망가지는 연기도 관객들을 시선을 사로잡는다. (02)739-82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