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이 발행하는 국제용 '체크카드(지정계좌에 예치해놓은 금액한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직불카드)'가 사실상 해외에서 사용하기 어려워 가입자들이 유의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금융감독원은 27일 "체크카드 대부분이 해외가맹점에서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금융이용자 모니터(금감원이 지정한 자원봉사 모니터 요원)의 제보를 접수, 국내은행들에 알아본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제용 체크카드에 비자, 마스터카드 등의 로고가 들어 있다고 해외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믿고 해외여행을 떠났다가는 자칫 낭패를 당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국내은행이 발행하는 비자 체크카드의 경우 해외에서 현금자동인출기(ATM) 사용은 모두 가능하지만 물품.서비스 즉시불 구매는 하나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은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비자코리아는 비자 체크카드의 해외 즉시불 구매를 허용할 경우 두가지 정도의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어 국내은행들이 불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해외 호텔에서 카드를 이용, 호텔요금을 예치(deposit)시키는 때가 많은데, 비자 체크카드로 예치할 경우 나중에 이 카드로 결제하지 않더라도 호텔요금만큼의 금액이 예치금으로 묶여 사용한도에서 제외돼 가입자 불만의 소지가 높기 때문이다.
또 일부 국가들은 소액결제의 경우 카드 전산망에 통보되지 않은 채 결제가 승인되는 '무승인 가맹점'을 허용하고 있어 지정계좌 금액을 초과한 사실도 모른 채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해외사용을 제한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비자코리아는 "비자 체크카드 자체가 해외사용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국내 은행들이 서비스를 열어놓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실제 해외사용 때 문제가많은 것은 아니지만 가입자 민원을 고려, 국내은행들이 조심스럽게 해외사용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자코리아는 이어 "외국의 체크카드는 전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한국 체크카드는 도입초기여서 호텔 등 특수 가맹점의 결제처리 방식에 대한 시스템을 개발중"이라며 "앞으로 6개월내에 문제점이 해결돼 해외사용이 완전히 가능할 것"이라고밝혔다.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마스터카드의 체크카드 격인 'U-캐쉬'의 경우도 해외결제때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핀-패드(PIN-PAD) 방식으로, 전용 단말기를 갖춘 가맹점이 해외에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에 해외사용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박용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