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리빙 앤 조이] 신규 점포 생존률 50% 입점 거부 경우도 많아

담당 바이어 얘기 들어보니

아무리 유명한 브랜드라도 푸드코트라는 환경에 적응해야 성공할 수 있다.

유명하고 맛있는 음식을 맛보는 게 중요한 업무인 사람들이 있다. 백화점 푸드코트 입점 업체 선정을 담당하는 바이어들은 먹는 게 일이다. 괜찮다는 식당을 찾아가 음식을 먹어봐야 한다. 좋은 식당을 발굴해 입점시키기 위해서다. 현대백화점 조리식품 담당 바이어 이준권 대리는 “가장 맛있는 집을 찾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말한다. 주변 지인이나, 잡지 등 매체, 인터넷 블로그 등을 뒤져 식당에 대한 정보를 모은 뒤 업주를 접촉해 시식을 해본다. 손님인 척 가장해 ‘암행’으로 음식을 사먹어 보는 일도 많다. 보통 일주일에 2~3차례 식당을 방문하고, 상사로부터 “점심은 무조건 나가서 먹으라”는 지침을 받는다. 이 대리는 “5년 전만 해도 개인 업자들이 백화점 푸드코트에 들어왔는데 음식의 브랜드화가 진행되면서 경쟁력 확보가 어려워졌다”며 “최고의 브랜드를 가져오면 백화점 후광과 더불어 잘 될 수 있다는 대안이 나오게 됐다”며 변화의 배경을 설명했다. 바이어들은 먹는 게 일이라곤 하지만 늘 즐거울 리는 없다. 백화점이 입점을 제안하면 누구나 반기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푸드코트 입점 제안을 거절하는 브랜드도 상당히 많다. 또한 외부에서 잘 되는 유명 식당이라고 해서 백화점 푸드코트에서도 다 성공하는 건 아니다. 업계에서는 대략 절반 정도는 실패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빠른 시간에 값싼 메뉴를 내야 하는 백화점 푸트코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업체들이 주로 실패 사례로 남아있다. 때문에 바이어들은 음식에 대한 전문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환경 적응도 잘 할 수 있는 업체를 골라야하는 게 고민이다. 매장 관리자들의 입장에서도 푸드코트는 ‘좋은 보직’으로 통하지 않는다.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푸드코트 담당 매니저 원용신 대리는 “고객의 컴플레인 발생률이 다른 상품군에 비해 월등히 높다”며 “상품이 음식이다보니 고객 불만에 합리적으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음식을 사먹고 배가 아프다’는 식으로 떼를 쓰는 고객도 심심치 않게 나오는 것으로 업계에 알려져 있다. 크던 작던 식품 안전에 대한 일은 중대한 사안이라 백화점 측이 일단 책임을 지긴 하지만, 음식을 사먹은 사람이 집단적으로 탈이 나지 않는 한 책임의 소재를 가리기는 어려운 일이다. 한 때 푸드코트 매니저로 있다 보직을 옮긴 한 백화점 직원은 “악덕 고객을 만나 일주일 고생하던 기억이 악몽같다”면서도 “그래도 푸드코트 일은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 있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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