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11월14일] 신군부 언론 통폐합 결정

언론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 그리고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데 있다. 그러나 세상일이 다 그렇듯 현실은 교과서에 나와 있는 것처럼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권력은 권력을 홍보하고 목적에 맞게 여론을 유도하거나 조작하기 위한 도구와 수단으로 언론을 생각한다. 권력은 언론이 입맛에 맞지 않을 때는 신문기사를 ‘소설’이라며 완전히 안면을 바꾸기도 한다. 참여정부와 언론간의 요즘 갈등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한국 언론사에 영원히 남을 충격적인 사건이 1980년 11월14일 일어났다. 이날 한국신문협회와 방송협회는 임시총회를 열고 신문ㆍ방송ㆍ통신의 통폐합과 방송의 공영체제화, 대형통신사 신설 등을 내용으로 한 언론통폐합을 결의했다. 총칼을 앞세운 신군부의 압력에 굴복한 결과였다. 언론통폐합 조치는 11월25일까지 해당사별로 절차를 마무리하고 12월1일부터 개편체제에 들어갔다. 그 결과 신아일보가 경향신문에, 4개 경제지 중 서울경제신문이 한국일보에, 내외경제신문은 코리아헤럴드에 흡수됐다. 그리고 1도 1지 원칙 하에 대구의 영남일보가 대구매일신문에, 부산의 국제신문이 부산일보에, 경남 진주의 경남일보가 마산의 경남매일신문에, 광주의 전남매일신문이 전남일보에 흡수됐다. 통신사는 합동통신과 동양통신이 합병 연합통신으로 발족했으며 기타 시사ㆍ경제ㆍ산업 등 군소 통신사는 문을 닫아야 했다. 방송은 민영방송을 폐지하고 공영방송체제로 바꿔 KBS와 MBC 두 채널로 이원화시켰다. 흡수통합된 언론기관은 종합일간지 1개, 경제지 2개, 통신 6개, 방송 6개, 지방지 4개 등 19개사였다. 5ㆍ18 광주항쟁을 계기로 시작된 신군부의 언론탄압은 언론이 신군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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