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가 8일 오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인상 결정에도 불구, 빠르게 하향 안정세로 돌아섰다.
이처럼 금리가 하향안정된 것은 금통위가 비록 콜금리를 인상했지만 이후 박승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이 시장에 우호적으로 받아 들여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채권 전문가들은 향후 시장전망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 콜금리 인상 결정 전후 금리 `요동' = 이날 지표물인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금통위가 시장금리 인상 결정소식이 전해진 뒤 급등세를 보여 한때 연 5.31%까지 올랐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2002년 12월11일의 연 5.31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박승 총재가 "현재 콜금리가 중립적인 수준보다는 아직 낮지만 격차가많이 좁혀졌다"면서 3차 금리인상이 필요한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겠다고 시사한 뒤 급속하게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장참가자들은 당초 이번달에는 동결을 예상했다가 인상결정 소식이 전해지면서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됐으나 시장 우호적인 코멘트가 나오자 이에 기민하게 반응한 것이다.
교보증권 공동락 애널리스트는 "콜금리 인상은 애초 시장 컨센서스와 다소 상반되는 것이었지만 동결을 예상한 견해도 금리인상 기조에 대한 의심보다는 시기에 대한 시각 차였던 만큼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금리는 이날 오후 1시30분 현재 전날보다 0.07%포인트가 하락한 연 5.18%를 기록하고 있다.
◆ 시장 반응 "금통위, 시장 분위기 읽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금통위가 최근 통화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시장이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돼 있는 것을 감지하고선제적으로 콜금리를 인상함으로써 불안심리를 해소해줬다면서 환영하는 분위기다.
채권전문가들은 박승 총재가 언급한 `콜금리의 중립적 수준'을 연 4.0∼4.50%정도로 보고 있어 한차례 더 콜금리를 인상하면 이른바 중립적 수준의 권역으로 들어가는 만큼 향후 한차례 정도 콜금리 인상을 더 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박 총재의 코멘트 등을 종합해 볼 때 내년 1분기 중에는 금통위가 더 이상 콜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예견했다.
◆ 엇갈리는 향후 금리전망= 채권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일단 13일로 예정된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주시하고 있다.
미국과의 금리차가 그동안 콜금리 인상압력으로 작용한 만큼 12월 FOMC의 결정여부에 따라 금통위의 입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FOMC 변수를 제외한다면 12월에는 금리가 하향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높은 것으로 채권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그러나 내년 상반기 금리향배에 대해서는 채권전문가들 사이에 다소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소한 내년 1분기내에는 금리가 올해말에 이어 하향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여전히 중기적인 금리인상 사이클이유지되고 있는 만큼 하락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 김형기 선임연구원은 "올 하반기들어 은행권이 최대손실한도에 묶여채권 매수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내년에 접어들면 풀리는데다 퇴직연금 도입에 따른매수세도 있는 만큼 내년 5월까지는 안정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내년 상반기중으로 지표금리가 연 4.70%까지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전망했다.
그러나 삼성투신운용의 신동중 애널리스트는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져 당분간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지겠지만 중기적인 금리 인상 사이클은 유지되고 있는 만큼 연 5.00%∼5.30%의 박스권을 깨고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2분기까지는 금리가 박스권에서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인 뒤 금리인상 움직임이 마무리된 이후에나 추가하락세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