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골프 스코어를 줄이는 상쾌한 숙면의 비결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잠을 푹 잔 뒤 몸이 하늘을 날 것처럼 가볍고 개운하다고 느낀 적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만약 그런 최상의 컨디션으로 라운드를 한다면 스코어가 얼마나 줄어들까? 정확한 스코어는 예측할 수 없지만 KLPGA 무대에서 2승 정도는 충분히 더 거둘 수 있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2008 삼성금융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자 안선주는 “잠을 제대로 못자면 플레이를 할 때 더 긴장이 되고 마인드가 부정적으로 바뀐다”며 “수면 부족으로 놓친 우승만 2승”이라고 말했다 . 그 후 그녀는 대회 전날에 8시간씩의 수면을 취하려고 노력한다. 그녀처럼 많은 선수들이 시합 전날 8시간 정도의 수면을 취하고 대회장에 나선다. 성인의 하루 평균 적정 수면시간은 7시간30분이다. 10세 이전에는 11시간 이상 자야 하고 20세 이전은 9시간이다. 이런 수면 시간은 하루 동안 쌓인 신체와 뇌의 피로를 풀어주고 내일의 준비를 돕는다. 그래서 라운드 전날의 숙면은 신체 컨디션을 위한 플러스 요인이다. 특히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는 한 번에 수면을 취해주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면 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져 잠이 두 번으로 나뉘게 되는데 잠이 이원화되면 뇌가 노화됐다고 판단하면 된다. 이럴 때는 낮에 계속 햇빛을 보며 잠이 오는 것을 막고 밤에만 잠이 들도록 해야 한다. 숙면은 신체 컨디션뿐만 아니라 활발한 뇌 활동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숙면을 취하면 기억력이 증대되고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할 수 있다. 자연스레 일상생활에서의 자신감도 상승한다. 골퍼들이라고 이러한 숙면의 효과를 모르랴? 문제는 잠에 대한 골퍼들의 고민이 8시간의 수면이라는 간단한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새벽이 두려운 골퍼들 경기도에 위치한 한 골프장의 프론트 직원은 대수롭지 않은 듯 이렇게 말했다. “5시에 첫 티오프가 시작되면 저희 출근은 한 시간 전인 4시쯤이죠. 그런데 간혹 저희보다 먼저 골프장에 도착해서 기다리는 분들이 계세요. 한번은 웃으면서 ‘일찍 오셨네요’라고 물었더니 멋쩍은 표정으로 ‘거리가 멀 것 같아서 그랬죠’라고 하시더라구요.” 과연 거리가 멀어서 일찍 출발한 것일까. 새벽녘의 도로가 러시아워 시간대도 아닌데? 이 골퍼의 경우 4시에 도착했다고 가정하더라도 서울에서 1시간30분 정도가 걸리는 이 골프장의 거리를 감안한다면 2~3시경에 집에서 출발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무엇이 이 골퍼를 잠에서 그토록 일찍 깨도록 만들었을까? 혹은 잠들지 못하도록 했을까? 아마도 긴장 때문일 것이다. 긴장으로 인한 불면은 비단 이 골퍼에만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다. 생애 첫 라운드나 내기골프가 있는 날, 중요한 라운드 약속 등 잠을 설치게 만드는 요인은 많다. 털어놓지 않아서 그렇지 라운드 전날 잠 못 이루는 고민을 가진 골퍼들이 상당수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이같이 “필드에 나가기 전날이면 늘 잠이 오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골퍼들도 이곳을 자주 찾는다”며 “골퍼들뿐만이 아니라 다음날 중요한 시험이나 행사, 미팅 등이 있는 직장인들이 불면을 호소하며 많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라운드 전날의 불면은 단기성 불안장애다.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나 다음날 라운드에 대한 걱정 때문에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는 것이다. 수면을 취하도록 하는 멜라토닌의 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소풍가기 전날과 같은 흥분도 마찬가지다. 숙면으로 스코어를 줄이자 한 원장은 “아무런 병이 없는데 일시적인 불안 때문에 잠이 오지 않는다면 잠자는 힘을 키우면 된다”며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 일찍 퇴근해 일찍 자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일찍 잠들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우선 다음날 라운드에 대한 생각을 해선 안 된다. 마치 내일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여겨야 한다. 그리고 잠을 자기 2시간 전에 반신욕이나 족욕을 한다.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았을 경우 잠자리를 어둡게 만들어준다. 반신욕이나 족욕을 하는 이유는 몸의 체온을 끌어올린 후 다시 식히기 위해서다. 체온이 올라간 상태에서는 숙면을 취할 수 없다. 그래서 체온이 높게 올라가는 격렬한 운동은 수면 5시간 전에 끝마쳐야 한다.” 이런 노력도 소용이 없는 이들은 전문의의 처방을 받고 수면유도제를 이용해서 잠을 푹 잔 뒤 필드에 나가면 된다. 골프뿐만 아니라 중요한 일정이 있기 전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이들은 불면화가 되기 쉬운 몸이므로 마찬가지로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문제는 첫 티오프 시간에 예약을 한 골퍼들이다. 기상은 해가 떠서 자연스럽게 눈이 떠지는 것이 정상이다. 알람의 도움도 필요가 없다. 규칙적인 리듬과 숙면은 자연스럽게 잠을 깨도록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른 새벽부터 티잉그라운드에 서야 되는 날은 새벽 같이 깨어나야 하기 때문에 개운하게 일어나기가 힘들다. 뿐만 아니라 일요일 라운드라면 불편한 몸과 부족한 수면 때문에 월요병이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많은 골퍼들이 낮잠으로 해결하려 한다. 그러나 낮잠은 저녁의 숙면을 방해한다. 힘들어도 낮잠을 자지 않고 하루를 버티는 것이 좋다. 전날 일찍 일어났더라도 다음날 이전과 똑같은 시간에 해를 보면 원래의 패턴을 다시 찾게 된다. 아주 특별한 라운드를 위한 숙면 레슨 이런 다짐을 해본 적이 있을까? ‘도대체 이것이 몇 번째인가. 들어간 돈은 또 얼마인가. 이번만은, 꼭! 이번만은 기필코 최고의 컨디션으로 그를 꺾으리라…’ 공감하는 골퍼라면 필승의 그날을 위한 수면비법이 여기 있다. 중요한 날 숙면을 취하고 일어나려면 5일전부터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만약 일어나야 할 시간이 새벽 3시라면 저녁 7시30분부터는 잠자리 주변을 어둡게 만들고 수면에 들어가야 한다. 잠자기 2시간 전에 족욕이나 반신욕을 하는 것도 좋다. 또한 5일 전부터 새벽 3시를 아침 7시처럼 바꿔야 한다. 이때 필요한 도구가 바로 속칭 자명등이다. 자명등은 짜증나는 알람소리 대신 인공해를 뜨게 만들어 자연스럽게 눈이 떠지도록 만드는 조명이다. 신체는 이 인공등에서 나오는 빛이 햇빛인줄 알고 잠을 깨는 호르몬을 분비해 개운하게 일어나도록 만들어준다. 승리에 이를 갈아온 골퍼라면 이제 그날을 위한 5일간의 특별 레슨을 시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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