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R&D에 이어 설비투자도 확대하길

상장사들의 연구개발(R&D)투자 현황 분석자료와 내부유보율 통계는 기업 경영행태, 더 나아가 우리경제의 명암을 동시에 보여준다.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기업 중 매출액 상위 100개사의 올 상반기 R&D투자 지출액은 5조6,961억원으로 매출액의 3.4%에 달했다. 매출액대비 R&D투자 비율이 3%를 넘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반면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상반기 중 523개 상장 제조업체의 유보율은 평균 481.5%로 지난해 말의 467.3%에 비해 14.1%포인트 높아졌다. 유보율은 기업이 벌어들인 돈 가운데 사내에 남겨둔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것으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재무구조가 좋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다른 한편으론 기업들이 투자 등을 꺼린 채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기업들이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는 것은 경쟁력 강화라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다. 기술은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기업과 국가의 발전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다. 기업 뿐 아니라 국가차원의 기술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술경쟁력은 연구개발에서 나온다. 연구개발 투자 증가는 기업들이 초일류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반증이며 이런 기업이 많을수록 우리경제의 미래는 밝아진다. 그러나 돈을 쌓아두고 설비투자 등을 꺼리고 있다는 점은 걱정스러운 일이다. 투자부진은 당면 경제난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가 안 되니 일자리가 늘지않고 이로 인해 소비부진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투자부진은 성장잠재력 약화라는 점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있는 이유는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기 어려운데다 각종 규제와 정책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데 따른 것이다. 투자가 살아나야 경제가 살아나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해진다. 여러 차례 지적하는 것이지만 투자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 등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들도 움츠러들지만 말고 설비투자 확대를 통한 공격경영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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