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국제기구에서 망신당하는 공무원

[사설] 국제기구에서 망신당하는 공무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파견된 공무원이 ‘자질부족’이란 평가를 받은 것은 해외파견 공무원의 선발 및 관리가 얼마나 엉성한가를 상징적으로 말해준다. 국제통산전문가를 양성한다는 취지와는 달리 돈 들여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셈이다. 각 부처가 전문가 양성보다 순환보직에 따른 인사관리차원에서 파견공무원을 선발하기 때문에 이 같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으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현재 OECD에는 18개 부처에서 22명이 파견돼 있는데 대부분 각 부처의 국ㆍ과장급이다. 이들 때문에 지출하는 국가예산은 연 6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많은 예산을 사용하면서도 받아 든 근무 성적표는 “파견목적이 명확하지 않다”, “너무 많다”, “직급이 너무 높다”, “언어능력이 부족해 업무만 방해한다”는 모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정치적 목적에서 파견하느냐”는 지적까지 받았으니 할 말 없게 됐다. 인사적체의 해소 방안으로 이용되는 해외파견은 당사자들도 달가워하지 않는다. 해외에 나가기 어려운 시대엔 해외파견을 선호했으나 해외여행이 이웃집 가기처럼 쉬워진 지금은 좌천으로 여기고 있다. 부처장의 관심 밖으로 벗어났다는 자괴 감에서 일은 하지않고 정해진 기간이 지나기도 전에 본국으로 돌아가려고 발버둥친다. 이 때문에 일도 익히기 전에 1~2년 만에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국제화시대에 각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지금처럼 인사적체 해소 방안으로 악용되는 파견제도로는 기대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국무총리실에 어학능력 등 적격여부를 심사하는 위원회 등을 운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직급도 낮춰야 한다. 앞으로 가능성을 보고 젊은 사람을 파견해야지 머리가 굳어진 국ㆍ과장급을 파견하는 데서부터 이 제도의 파행운영이 시작됐다. 일단 파견되면 정해진 기간을 채우도록 하고 돌아오면 전문가로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출마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격 없는 공무원때문에 국제기구에서 망신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입력시간 : 2006/02/1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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