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權부총리-경제5단체장 '기업환경 대책' 간담 "알맹이 다 빠졌다"

개선대책에 출총제 폐지등 건의사항 포함안돼 재계 시큰둥<br>"기업 잘돼야" 인사말에도 굳은 표정으로 침묵만

2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경제5단체장간 오찬 간담회에 앞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수영 경총 회장, 손경식 상의 회장, 강신호 전경련 회장, 권 부총리, 이희범 무협 회장, 김용구 기협 회장. /이호재기자

“알맹이가 없어서….” 정부가 오는 28일 규제완화를 담은 기업환경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발표 전부터 재계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재계가 수도권 총량규제 완화 등을 줄기차게 건의해왔지만 대책 발표에 임박해 정부가 하이닉스반도체의 이천공장 불허 의사를 흘리는 등 근본적인 개선 의지가 미흡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경제5단체장은 2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업환경개선종합대책을 건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주관한 이 간담회에서 강 회장 등은 하이닉스의 이천공장 증설을 허용해달라고 다시 한번 강력히 요구했다. 그러나 재계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해 재경부 관계자는 “권 부총리가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했다”고만 전달, 여전히 원론적인 입장에 머물고 있음을 시사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총량규제를 풀 경우 13조원의 설비투자를 해 일자리 창출에 나설 것임을 누차 공언해왔다”며 “기업환경종합대책 발표를 불과 3일 앞둔 상황에서 권 부총리의 발언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간담회 시작 전 권 부총리가 “이런 자리를 자주 만들겠다”며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된다”고 인사말을 했지만 경제5단체장은 굳은 표정으로 침묵만을 지켰다. 특히 당초 정오부터 2시간 동안 열릴 예정이던 이날 오찬 간담회는 종료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끝났다. 경제5단체장들은 권 부총리에게 건네받은 종합대책에 대한 실무자들의 검토를 거쳐 세부 건의를 하겠다며 서둘러 간담회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대책에 재계의 핵심 건의사항인 ▦조건 없는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수도권총량규제 완화 ▦이중대표소송 등 상법 개정 반대 등에 대해 명확한 개선대책이 빠져 ‘알맹이’가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28일 발표를 앞둔 기업환경종합대책이 이날 재계에 전달된 것도 문제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간담회 뒤 대책 내용을 담은 책자를 처음 봤다”며 “3일 내에 검토해 건의를 하라고 하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재계는 일단 실망감을 감추고 28일 대책 발표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전경련의 한 고위관계자는 “재계는 여전히 정부의 전향적인 변화에 희망을 갖고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재계가 원하는 규제개선 방향이 얼마나 반영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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