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책과 세상] 예측불가능 시대, 낡은 사고가 위험 부른다

■ 언싱커블 에이지 (조슈아 쿠퍼 라모 지음, 알마 펴냄)<br>기존 방법으론 해석 어려워<br>모든 가능한 돌발 사태 대비<br>'탄력성' 키우는 능력이 대안



국제적인 대(對) 테러전은 테러를 종식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위험한 테러리스트의 수를 더 늘렸다. 핵무기 확산을 중단시키기 위한 시도는 오히려 각국의 핵폭탄 개발을 더 부추겼다. 인류의 삶의 질을 개선하려던 글로벌 자본주의는 오히려 빈부격차를 심화시켰다. 금융 위기의 해결 방안으로 제시됐던 방안과 노력이 금융위기를 더 앞당겼다. 생물종 보호를 위해 개발됐던 친환경 기법들이 종의 멸종을 초래하고 있다. 중동 평화 계획이 오히려 평화를 감소시켰다는 얘기도 나온다. 새로운 세기에 접어든 세계는 예측불가능한(Unthinkable) 위험에 직면해 있다. 인류는 기존의 방법으로 해석되지 않는 예측할 수 없는 시대 앞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고 저자는 파악한다. 낡은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선택한 여러 정책들이 세상을 더 위험하게 만드는 비극을 탄생시킨다는 것이다. 두 가지 사건을 예로 든다. 2006년 500명도 채 안 되는 레바논의 헤즈볼라 전사들이 3만 명이 넘는 이스라엘 방위군을 무찌른 사건이고, 또 하나는 전 세계를 덮친 금융 위기에 미국 정부가 효과 없는 초기 대응을 펼친 사건이다. 중국 금융기관들도 알고 대비했던 위험 앞에 미국은 왜 속수무책이었을까. 저자는 네덜란드 과학자 페르 박(Per Bak)의 모래탑 이론을 든다. 모래알을 하나씩 쌓다 보면 작은 뾰족탑을 만들 수 있다. 그러다 일정 수준에 이르면 시스템 자체가 없어진다. 모래알 하나만 더 얹어도 모래탑이 무너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박은 모래탑의 붕괴를 설명하는 공식을 정립할 수가 없었다. 어떤 모래탑은 모래알을 수백, 수천 개를 얹어도 무너지지 않지만 어떤 모래탑은 모래알 하나에도 붕괴됐다. 저자는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는 위험도 박의 모래탑 이론처럼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파악한다. 또 '복잡계(complex system)'를 거론한다. 세상이 각종 요소들의 상호 연관성으로 인해 원인과 결과를 잇는 단순한 선을 추적하기가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제도와 경제제도는 복잡성으로 인해 예측 불가능한 것으로 바뀌었고, 생태계든 주식시장이든 복잡계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복잡계는 외부에서 관리하거나 설계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본다. 시스템 내부의 역동성을 간단히 설명하기가 힘들고 대부분은 그 예측마저도 거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그러나 이 예측 불가능한 복잡계의 세상도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존재가 아니라고 말한다. 이 복잡성을 제대로 다룰 수 없었다면 인터넷도, 건강하게 조직된 생태계도, 기능적으로 움직이는 면역계나 금융시장도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복잡성을 제대로 다뤄 성공시킨 각종 사례들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런 능력을 '탄력성'이라고 부르며, 탄력성은 모든 가능한 돌발 사태에 대비하는 노력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새 모델을 제시하며 다양한 미래 접근법을 설명한다. 1만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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