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인수합병(M&A) 시장이 본격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말 이스라엘 제약사인 테바가 미국 생명과학 업체 시코르를 34억달러에 인수키로 한 것을 포함, 지난 한 주간만 전세계적으로 약 700억달러에 이르는 M&A가 성사돼 주간 M&A 규모로는 최근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는 M&A 시장의 본격 회복 국면을 단정 짓기에는 일부 전문가들이 아직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월가에서는 이를 전환점으로 초대형 거래들이 잇따라 터져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는 등 M&A 시장 회복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M&A 시장이 이처럼 상승 무드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한 원인을 우선 미국 경제 회복에서 찾고 있다. 지난 3ㆍ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9년래 최고치인 7.2%를 기록한 것과 함께 다우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1만선과 2,000선에 육박, 2001년말 수준으로까지 회복되는 등 M&A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증시도 거래 성사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고 있다.
테바-시코르간 M&A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스라엘 마코프 테바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진출을 염두해 두고 오랫동안 시기를 저울질 해 왔다"고 말한 것도 이번 M&A가 경제 회복과 증시 반등이란 상황 논리에 영향 받은 바 크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지난 주 성사된 M&A들은 또 시장 점유율 1위 만들기를 위한 `몸집 불리기`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규모의 경제가 최고의 경쟁력중 하나로 통하는 시대에선 `클수록 좋다(The bigger, the better)`는 논리가 생존 제 1법칙인 셈. 실제 지난 26일 발표된 앤썸과 웰포인트헬스네트워크와의 합병(164억달러 규모),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프릿보스톤간의 합병(470억달러 규모)은 각각 미국내 건강보험 업계와 은행 업계 1ㆍ2위 자리로의 부상을 위한 것이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31일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검색 업계 1위 자리를 노리고 시장점유율 세계 1위인 구글에 합병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내년초 최대 250억달러로 예상되는 초대형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어, 이번 합병이 성사되려면 MS가 적어도 그 이상의 인수 조건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창익 기자 windo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