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성장시기에 따라 적합한 CEO가 필요하다.”(하이닉스 채권단의 한 관계자)
우의제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이 갑자기 사의를 표명해 그 배경 및 향후 경영진의 구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일 하이닉스와 채권단에 따르면 우 사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이사회에서 “(하이닉스의) 재무구조가 좋아지고 경영도 안정이 된 만큼 후배에게 길을 터주고 싶다”며 사의를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 사장의 퇴진에 대해 하이닉스와 채권단의 공식입장은 우 사장 본인이 사의를 밝혔고 이사회에서 재고를 요청한 만큼 일단 기다려 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올해 말 매각절차를 앞둔 상황에서 채권단이 하이닉스의 기존 경영체제에 변화를 주겠다는 입장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하이닉스를 더 좋은 값에 매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반도체 전문가를 새로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전문가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우 사장이 3년 동안 하이닉스에 맞는 역할을 했고 이제는 하이닉스의 새 주인을 찾는 데 적합한 CEO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채권단에서는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논의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우 사장의 사퇴가 최종 결정될 경우 채권단 6개 기관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하이닉스 이사회에 최고경영자(CEO) 후보를 추천하고 이사회는 3월 주총에서 신임 CEO를 선임하게 된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헤드헌터를 통해 신임 CEO 대상을 찾을 것”이라며 “외부 지원은 물론 하이닉스 내부에서도 지원이 가능하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닉스의 매각일정에 대해서는 “올해 말까지 우선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매각협상을 벌일 것”이라며 “채권단의 기본 입장은 올해 내로 하이닉스의 새 주인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회사 주변에서는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 허염 전 매그나칩 반도체 사장 등 몇몇 반도체 CEO들이 신임 CEO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진 전 장관의 경우 반도체 전문가라는 점에다 관료 출신이라는 점이 매각 과정에 힘을 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