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책과 세상] 부드러운 것이 강한것을 이긴다

■ 이기는 협상 (타니하라 마고토 지음, 지상사 펴냄)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마음이 약하고 말주변이 없는 사람은 협상을 잘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요구 사항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강단이 있고 말을 청산유수처럼 잘하는 사람이 협상에서 유리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연봉 협상을 하고 난 직후 스스로를 책망하는 일이 적지 않을 것이다. "김모 대리처럼 밀고 당기는 기술을 연마했다면 연봉 협상에서 좀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을 텐데" 혹은 "처음부터 세게 나갈 걸, 저자세를 보여 결국 사장의 의도대로 넘어갔다"는 등 협상 기술에서 밀려 만족할 만한 연봉 협상을 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밀려든다. 이런 실정을 반영하듯 연봉 협상 시즌만 되면 협상을 잘하는 각종 노하우들이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고, 수많은 직장인들은 좀 더 많은 연봉을 받기 위해 협상 전략을 짜는 데 골머리를 앓는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대개의 경우 협상이 아니라 통보된 서류에 서명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기업 간의 가격 협상도 마찬가지다.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은 대기업이 일방적으로 정한 터무니없는 납품가에 울며 겨자 먹기로 서명을 한다. 상생을 위한 타협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처럼 약자이기 때문에 협상에서도 강자에게 밀릴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현직 변호사인 저자는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기는 '유능제강(柔能制剛)'의 이치가 협상에 적용된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마음이 약한 사람은 바로 자신의 마음이 약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한층 더 철저하게 협상을 준비하고,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며, 세심하게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고, 적절한 타협점에서 협상을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게 저자의 논리다. 아무리 강한 상대라 하더라도 약점과 허점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점만 잘 활용하면 청산유수 같은 말로 현혹하지 않고도, 또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상대를 내 의도대로 움직일 수 있다며 저자는 '소심남녀'들을 격려한다.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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