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국내 서브프라임 투자규모 그대로 믿기엔 '찜찜'

정부 "국내기관 서브프라임 투자규모 8억5,000만弗"


정부가 밝힌 서브 프라임 관련 국내 금융기관의 투자나 손실규모, 국내 영향 분석 등은 얼마나 신빙성이 있을까. 혹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감안, 규모나 영향력을 축소하고 있지는 않을까. 현재 정부가 밝히는 우리 금융기관의 서브 프라임 투자 규모는 8억5,000만달러다. 정부는 투자 규모도 적을 뿐더러 이중 80%가량이 A-, BBB 등급으로 서브 프라임 부실이 심화돼도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재경부ㆍ금융감독위원회ㆍ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8억5,000만달러를 액면 그대로 믿기에는 적잖은 함정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8억5,000만달러에는 국내 연기금의 해외 투자가 제외돼 있다. 대표적 연기금인 국민연금의 경우 올 6월 말 현재 총 적립금이 206조원이다. 이중 해외 채권에 직간접으로 투자한 규모는 총 16조2,000억원으로 적립금 대비 비중이 7.9%에 이른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8억5,000만달러에서 연기금 투자분이 제외돼 있는 것은 사실이고 연기금이 서브 프라임에 얼마나 투자했는지는 현재 파악이 되지 않아 정확한 수치도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국민연금의 한 관계자는 “서브 프라임 투자 여부에 대해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연기금을 제외한 8억5,000만달러(5개 은행 6억달러, 9개 보험사 2억5,000만달러 등) 투자 규모도 좀더 검증이 필요한 수치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8억5,000만달러는 잠정치일 뿐”이라며 “통계가 정확하지 않아 외부에 공개하지 않으려 했으나 고위급 회의에서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좋을 것 같다면서 이 수치를 외부에 알린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8억5,000만달러 수치는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통계가 허술한 이면에는 8억5,000만달러 통계가 감독당국이 직접 파악하기보다는 은행들이 제출한 자료에 주로 의존했다는 점이 한몫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다른 감독당국 관계자는 “재무재표 등 은행의 경영지표도 일정 부분 참고 했으나 주로 은행이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8억5,000만달러가 나오게 됐다”며 “보고의 진실 여부를 계속 살펴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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