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첩보전이 군사작전보다 더 치열

■美 더티 워 시나리오 "이번 테러와의 전쟁은 TV로 생생히 중계된 걸프전보다는 은밀하게 치러지는 마약과의 전쟁과 더 비슷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23일 미국 본토에 테러를 감행한 세력과의 전쟁에서는 외교ㆍ경제ㆍ금융ㆍ정보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전투가 군사전보다 더 큰 역할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신문은 이번 전쟁에서 미국은 비군사적인 수단을 위주로 구사하는 반면 ▦특수부대의 기습 ▦비밀 공격 등을 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공격대상과 그 소재가 불분명한데다 전 세계 곳곳에서 점조직 형태로 활동하고 있는 테러조직을 소탕해야 하므로 공개적인 군사작전은 거의 실효를 보지 못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방부의 한 관리는 "이번 전쟁은 당신이 상상하는 가장 치열한 첩보전이 될 것"이라고 밝히고 유연성과 즉흥성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미 특수요원들이 헬기로 아프간에 침투, 탈레반 민병대 은신처를 급습하고 공습목표를 손바닥 크기의 휴대용 '레이저 목표지정장치'에 점을 찍어 타전하면 정보를 받은 폭격기가 고공에서 폭탄을 투하, 목표물을 공격하는 방식이 유력시된다. 또 미국이 테러의 배후세력으로 꼽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를 파악할 경우 특수부대가 암살 목적을 띠고 현장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국은 전쟁 초기에는 악화된 국민 감정을 달래고 탈레반 정권에 대한 경고차원에서 대규모 공습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 해군 함정에서의 크루즈 미사일 발사, 공군 제트기 공습, 지상군의 기습공격 등을 통해 활주로, 통신망 등 아프가니스탄 기반시설의 파괴작전이 감행될 전망이다. 현재 1차 공격목표로 꼽히고 있는 곳은 아프간 수도 카불의 공항과 카불 북부 소재 탈레반 수비대. 또 탈레반 지도자들이 근거지로 삼고 있는 동남부 칸다하르 공항, 파키스탄 접경 도시 잘랄라바드 공항과 주변 군사기지들, 카불 외곽 통신탑, 카불 근처 사관학교, 카불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는 사로비 근처의 대형 댐 등도 주요 공격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군사전문가들은 그러나 미국이 최초 공격 이후에는 동맹국과 이슬람 등의 반응을 살피고 이들의 미국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외교전을 더욱 중요하게 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슬람 국가 전체로의 확전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 미국은 명분은 살리면서도 동맹국, 아랍국가, 중국, 러시아로부터 아프가니스탄을 고립시키고 시리아, 이란 등 적국을 개입하지 못하게 만드는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경제제재, 테러리스트 자산동결, 각국과의 첩보 네트워크 구축 등이 중요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이외 지역에 대한 공격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정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