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4월 08일] 표심과 투심

앞으로 4년 동안 의정을 책임질 동량(棟梁)을 뽑는 제18대 국회의원 선거가 어느새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비록 수년 동안 얼굴 한번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지역 일꾼(?)임을 자청하는 사람들이 저마다 울려대는 소리에 출퇴근길이 그리 심심하지는 않다. 후보들이 내 마음에 쏙 들든 그렇지 않든 우리 모두에게 ‘선택의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문득 유권자로서 한 표를 던지는 것과 투자자로서 주식 종목이나 펀드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적립식 펀드 계좌수가 1,530만개를 넘어서는 등 ‘1가구 1펀드’시대라고 하니 웬만한 가정이면 모두 투자 상품 한개쯤은 가지고 있다. 이런 면에서 지역 일꾼을 뽑는 것은 어쩌면 주식 투자에서 ‘우량주’를 선택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다. 주식 종목과 펀드 상품에 대해 머리를 싸매며 고민하고 또 꼼꼼히 따져보며 투자하듯 후보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검증하는 자세로 투표하는 것은 어떨까. 물론 한 표에 대한 투자 수익률은 4년간 장기투자임을 전제로 말이다. 증시에서 주가가 투자자의 수급과 해당 기업의 펀더멘털(실적)에 의해 결정되듯 후보의 당락 역시 대중의 인기와 효과적인 정책이나 비전 제시에 의해 좌우된다. 물론 과거에는 부정선거 등 일부 ‘작전세력’에 의해 민심이 왜곡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야말로 ‘옛일’이 됐을 정도로 선거문화는 선진화됐다. 실적이 우수하고 성장성이 높은 우량주는 투자자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큰 위험이나 조바심 없이도 쏠쏠한 투자수익을 가져다주기 마련이다. 따라서 선거에서 후보의 됨됨이와 정책의 효율성, 비전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적합한 인재를 뽑는다면 4년 동안 유권자가 속한 지역은 물론이고 국가 전체적으로도 커다란 이익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식투자는 ‘아니다’ 싶을 때는 언제든지 자유롭게 거둬들일 수 있지만 선거는 쉽사리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더더욱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4년 만에 한번 오는 ‘정치 투자’의 시간이다. 과연 우리가 선택하는 우량주들이 오는 2012년에 보여줄 투자 수익률은 얼마나 될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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