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지털단지에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전문업체를 운영하는 김현철(42) MSD테크놀로지 사장이 으뜸으로 꼽는 삶의 철학은 '도전정신'이다. 그는 매사에 남들이 하지 않은 일에는 과감히 도전장을 던진다.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을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에 취업할 때도, 주위 사람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창업을 결심할 때도 똑 같은 마음이었다. MDS테크놀로지는 91년 당시 재직중이던 제오스컴퓨터의 동료 2명이 김 사장에게 "임베디스 소프트웨어가 향후 성장성이 높아 창업하려고 하는데 동참하겠냐"고 제의해 백두시스템이란 사명으로 3년간 동업을 하면서 싹트기 시작했다. 그러다 94년 결별하고 지인의 사무실 한 켠에서 종잣돈 8,0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이 오늘의 결과를 낳은 것.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란 특정 목적에 맞는 하드웨어를 설계한 뒤 소프트웨어를 내장해 기능을 최적화한 시스템이다. 김 사장은 "지방대학을 나왔기 때문에 직장생활로 대성하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 과감하게 창업해 성공해보자는 열정이 강했기 때문에 이 자리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초창기에는 각종 전자제품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를 해외에서 수입판매했지만 영업력의 한계로 난관에 직면했다. 거래처를 확보하지 못해 재고물량이 날마다 창고에 쌓여갔다. 산너머 산이라던가. 경영실적이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97년 IMF 외환위기로 영업활동은 더욱 힘들어지고 부채는 계속 늘어 부도 위기에 놓였다. 월급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 직원들도 모두 떠났다. 그러나 김 사장은 주저앉지 않았다. 부인이 5년간의 직장생활을 통해 받은 퇴직금으로 장만한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부채를 갚고 회사 운영자금을 마련했다. 고민 끝에 휴대폰산업이 뜰 것으로 예상하고 모바일 중심의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를 집중 공략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때마침 행운의 여신도 찾아왔다. 99년 세계 휴대폰 벤더 및 개발자들의 표준 개발 툴인 독일 라우터바흐(Lauterbach)사의 디버깅 솔루션에 대한 국내 독점공급권을 거머쥐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 국내 판매대행사를 찾는다는 소식에 문전박대 수모를 겪으며 끊임없이 찾아다녀 설득에 나서 이뤄낸 쾌거였다. 김 사장은 "당시 라우터바흐 임원이 '국내 판매대행사를 찾기 위해 시장조사를 했는데 당신의 도전정신이 업계에서 좋은 평판을 얻고 있어 계약했다. 적극적으로 시장개척에 나서 달라'고 부탁했다"고 회고했다.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ㆍLG전자 등 대기업과 납품계약을 체결해 2000년 이후 매출이 매년 30~40%씩 성장했다. 고객사가 650여 개에 달하고, 국내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시장점유율 1위(약 70%) 업체로 발돋움했다. 지난 9월에는 코스닥에 상장했다. 올해 매출 372억원에 영업이익 91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김 사장은 "지금까지는 휴대폰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주로 모바일 분야를 중심으로 영업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기술력을 더욱 강화해 사업영역을 자동차ㆍ항공ㆍ국방 분야로 확대해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업체로 발돋움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