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존재는 틀린 것도, 맞는 것도 아니다"라며 기존 검찰 입장과는 뉘앙스가 상당히 다른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자 중앙선데이에 실린 인터뷰에 따르면 이 전 중수부장은 조현오 경찰청장의 노 전대통령 차명계좌발언에 대해 "틀린 것도 아니고 맞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는 언뜻 보면 차명계좌 여부에 대해 유보적 태도를 보인 것으로 해석되지만 사실상 차명계좌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검찰의 기존 입장과는 크게 다른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박 게이트 수사 당시 중수수 수사기획관이었던 홍만표 대검 기획조정부장은 지난달 조 청장(당시내정자)의 발언과 관련, "조 내정자의 발언은 사실무근이며 조 내정자는 당시 검찰 수사상황을 보고받는 위치에 있었던 것도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전 중수부장은 "꼭 차명계좌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실제로 이상한 돈의 흐름이 나왔다면 틀린 것도 아니지 않나"라며 "검찰이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하면 될 것을 그렇게(사실무근)까지 할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현재 검찰은 "충분한 수사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사건이 종결된 이상 별도 수사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차명계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