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브로커' 김홍수와 윤상림 닮은 점과 차이점

법조계 인사들과 친분, 기이한 처벌 전력… 인맥 확장 `디딤돌'은 다른 점<br>尹-대부분 사기행각, 金-현직 판ㆍ검사 로비… 尹은 범행부인, 金은 실토

'브로커' 김홍수와 윤상림 닮은 점과 차이점 법조계 인사들과 친분, 기이한 처벌 전력… 인맥 확장 `디딤돌'은 다른 점尹-대부분 사기행각, 金-현직 판ㆍ검사 로비… 尹은 범행부인, 金은 실토 관련기사 • 골프접대 들통 옷벗은 판사들 • 검찰, 고법부장판사 등 10여 명 '수뢰' 수사 • '법조비리 수사' 法ㆍ檢 미묘한 신경전 • 근절되지 않고 반복되는 대형 법조비리 • 제3의 대형 법조비리 터지나 • 법조비리 장본인 김홍수씨는 누구 • 김홍수와 윤상림 닮은 점과 차이점 법조 브로커 김홍수(58)씨의 로비 사건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검찰 주변에서는 김씨를 희대의 `거물 브로커'로 일컬어졌던 윤상림(54.구속)씨에 견주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두 인물은 평소 경찰과 검찰, 법원 인사들과 쌓은 두터운 인맥을 내세워 사건 브로커로 활동했다는 점 등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인맥 형성 과정이나 범행의 성격 등에서는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 법조계 인사들과 친분, 기이한 처벌 전력 전라남도 출신의 윤씨는 소규모 지방 호텔 사장이었고 경상남도 출신의 김씨는 카펫 수입 업체를 운영했다. 이들은 `해결사' 노릇을 하며 사건 당사자 등에게서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 닮았다. 두 사람 모두 평소 검ㆍ경 및 법원에 폭넓은 인맥을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에 브로커 역할을 할 수 있었다. 김ㆍ윤씨는 기이한 사기행각을 벌이다 수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도 닮은꼴이다. 윤씨는 1990년대 초반 전남의 한 폭력조직측에 전화를 걸어 "내가 검ㆍ판사를 잘 알고 있으니 구속된 부두목을 석방시켜 주겠다"고 속여 5천500만원을 뜯는가 하면 축산업자들에게 군납업체로 선정되도록 힘써주겠다며 군 관계자들에게 4천200만원 상당의 돼지와 향응을 제공토록 해 처벌을 받은 바 있다. 윤씨가 조직폭력배를 속였다면 김씨는 스님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김씨는 1997년 서울 서대문의 모 사찰 주지스님에게 "일본 재벌그룹 회장이 한국에 절을 지으려고 하는데 돈을 빌려주면 그 절 관리인이 되도록 힘써 주겠다"고 속여 2천7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가구점 업주 김모씨에게 "돈을 빌려주면 잘 알고 지내는 모 재벌 회장 조카로부터 사업자금을 지원받아 갚겠다"고 속여 7천여만원을 가로챈 적도 있다. ◇인맥 확장 `디딤돌'은 다른 점 두 인물이 술자리 접대 등을 통해 법조계 인사들과 친해진 점은 비슷하지만 인맥 확장의 `디딤돌'은 서로 다르다. 윤씨는 호남 지역에서 군ㆍ경찰 인사들과 교류하며 기반을 다진 뒤 차츰 세련된 로비를 해 보겠다며 판ㆍ검사들을 만나고 다닌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반면 김씨는 고향 친구이자 초등학교 동창인 전직 청와대 고위인사를 통해 판ㆍ검사를 소개받았고 친해진 법조인에게서 또 다른 법조인들을 소개받는 방식으로 인맥을 넓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건설업처럼 이권 다툼이 많은 사업이 아닌 명품 카펫 수입업자라는 점도법조인들이 김씨를 큰 부담감 없이 만났던 계기가 됐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씨가 자신의 사무실 등에 이란산 등 수천만원대의 고급 카펫를 전시해 놓고 법조인들을 `부부동반'으로 초대해 부인들의 환심을 샀다는 후문도 있다. ◇尹-대부분 사기행각, 金-현직 판ㆍ검사 로비 윤씨는 39건의 범죄 혐의로 6차례에 걸쳐 기소되는 `진기록'을 세웠지만 정작 사건 해결을 위해 법조인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는 적발되지 않았다. 오히려 법조인들에게 개인적 용도로 수천만원씩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것을 포함해 각계 각층 인사들을 상대로 공갈과 사기 범행을 저지르고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김학재 전 대검 차장 등 검찰 출신 변호사 2명에게서 사건 수임 알선료를 받고 최광식 전 경찰청 차장에게 뇌물 1천만원을 건넸다는 공소사실 정도가 눈에 띄지만 형사사건 당사자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해 주기 위한 로비 활동이었다고 볼 수는없다. 반면 김씨는 수사나 신병처리, 판결 형량 등에서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 내 주겠다며 사건 당사자에게서 돈을 받았다. 김씨는 이 돈의 일부를 다수의 현직 판ㆍ검사 및 경찰에게 건네고 사건 해결을 청탁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특히 검찰 관계자는 "청탁 대상이 된 사건들 중 90% 정도가 김씨의 의도대로 처리된 것 같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김씨의 사건 청탁 성공률이 높았다는 얘기다. ◇尹은 범행부인, 金은 실토 윤씨는 수사 단계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법조인이나 경찰 등과의 금품거래 사실 자체를 부인하거나 돈을 차용금조로 빌렸다고 주장하는 등 대다수 혐의 내용을 부인했다. 이 때문에 정관계 및 군, 경찰 및 법조계 인사 1천여명의 이름과 연락처가 담긴 수첩에 적어놓고 활동했던 윤씨의 로비 의혹은 대부분 실체를 드러내지 못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법조인 등에게 금품을 살포했다는 사실을 자백했다. 이로 인해 고위 법관 등이 비리에 연루됐음을 추정케 하는 정황들이 포착된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입력시간 : 2006/07/13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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