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문가들 ‘자금흐름’ 진단] 투자환경 개선 돈 기업으로 돌려야

시중자금이 수익률이 높은 쪽으로 흐르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러나 자금흐름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보다는 너무 단기적이고 투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는게 문제다. 아울러 자금의 선순환보다는 투기광풍에 따른 국민들의 위화감조성 등 사회ㆍ경제적으로 엄청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한은의 콜금리 인하를 계기로 지표금리인 국고채 금리는 연일 최저치 행진을 펼치는 반면 회사채 금리는 8%대로 국고채의 두 배수준이다. 시중자금이 기업쪽으로 흘러 들어가 투자재원으로 쓰여야 하나 지금은 `자금의 선순환 구도`가 붕괴된 것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자금의 선순환을 위해서는 친(親)기업적인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부동자금이 산업자금화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성장에 대한 명확한 의지 표명해야=현재 기업쪽으로 자금이 몰리지 않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업에 투자해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이 기대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 등 동남아 지역에서의 사스 확산 등 외부환경 탓도 있지만 국내환경도 그리 밝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환경이 좋을 때라도 기업은 투자에 신중을 기한다. 하지만 환경이 나빠지면 기업은 더욱 신중해진다. 따라서 우리 내부의 투자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된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정부가 정보기술(IT) 등 국내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에 대한 지원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유도하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 투자 지원과 함께 금융구조조정도 가속화해야=한국은행이 이달들어 콜금리를 인하했지만 투자환경이 개선됐다고 느끼는 기업은 별로 없다. 물론 금리 같은 거시경제지표는 적어도 6개월은 지나야 효력을 발휘하지만 기본적으로 시중에 자금이 넘쳐흐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투자지원 의지를 보여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최근과 같이 경기가 나빠진 상황에서는 정부가 투자세액공제 등의 조치를 통해 기업의 투자위험을 덜어주는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은행을 제외한 증권ㆍ투신 등 제2금융권의 구조조정도 하루속히 마무리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제2금융권의 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자금의 선순환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분배와 균형`에서 `국익과 성장`으로 무게중심 바꿔야=새 정부는 분배문제에 신경을 쓰면 중장기적으로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정부 정책이 지나치게 노동계로 편향됐다고 진단한다. 대표적인 예가 두산중공업, 철도노조 파업에서 보여준 정부의 행태다. 민간기업의 노사협상에 장관이 개입해 노조에 유리한 결론을 내리도록 유도하는가 하면 이번 화물연대 파업에서는 노동계의 요구를 거의 모두 수용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기조가 노동계를 중시하는 방향에서 성장동력을 키우는 쪽으로 바뀌지 않는 한 기업의 예상 투자수익률도 낮아질 수 밖에 없어 경제활성화도 그만큼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

관련기사



정문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