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자 스윙은 어쩔 수 없는 팔자(?).’
한국프로골프 제23회 신한동해오픈(총상금 7억원)에 출전한 짐 퓨릭(37ㆍ미국)은 독특한 스윙을 구사하는 선수로 이름이 나 있다. 클럽 프로였던 아버지로부터 골프를 배운 그는 백스윙 때 가파르게 들어올렸다가 평탄한 다운스윙을 구사함으로써 클럽헤드가 톱단계에서 ‘8’자를 그리고 다운스윙 때 온몸이 전체적으로 휘청이며 불안한 느낌을 준다. 얼마 전 미국의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소 등에 올라탄 카우보이가 8초 동안 떨어지지 않기 위해 애쓰는 듯한 폼’이라고 묘사하며 퓨릭을 ‘미적으로 가장 볼품없는 스윙’의 주인공으로 뽑았다.
퓨릭은 스윙을 고수할 것 같다. 그는 12일 경기 용인의 레이크사이드CC 남코스(파72ㆍ7,544야드)에서 대회 2라운드를 마친 뒤 자신의 스윙에 대해 “교정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농담을 던지며 “내 스윙은 몸에 맞고 자연스럽다는 것 외에는 장점도 딱히 없다. 바꾸려 해봤지만 부담을 느껴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어 “14년 전 PGA투어에 데뷔했을 때 1~2년 동안 내 스윙에 대해 말이 많았고 지금도 해외에 나오면 관심들이 많다”면서 “오래도록 관심을 받는 나는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아마 스윙을 계속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퓨릭은 자신에게 맞는 스윙으로 2003년 US오픈 등 PGA 통산 13승을 거뒀고 세계랭킹도 3위나 된다. 드라이버 샷 거리는 170위권에 불과하나 정확도는 최고다.(표 참조)
이날 퓨릭은 퍼트가 조금씩 빗나가면서 버디와 보기 1개씩을 묶어 이븐파 72타를 적어냈다. 중간합계 1언더파로 20위권에 자리한 그는 “미국과 다른 잔디 탓에 아이언 샷이 잘 안 돼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지만 남은 이틀 공격적인 플레이로 순위를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첫날 6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나섰던 최경주(37ㆍ나이키골프)는 오후4시 현재 11개 홀까지 플레이하며 1타를 잃어 중간합계 5언더파를 마크했다. 10번홀에서 출발한 그는 버디 3개를 잡았지만 보기 2개에 1번홀(파4)에서는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이틀째 맞대결을 펼친 김경태(21ㆍ신한은행)는 같은 홀까지 1타를 줄여 합계 4언더파로 추격했다.
2003년 상금왕 최광수(47ㆍ동아제약)가 이븐파 72타를 보태 합계 5언더파 139타로 선두권을 유지했고 이날 퓨릭과 동반플레이한 루키 강성훈(20ㆍ신한은행)은 4언더파 68타를 쳐 김위중(27)과 함께 합계 4언더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