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곡물 수급불일치' 장기화 우려

새로운 '맬더스 재앙' 오나<br>中·印등 식단 고급화로 쌀·밀 수요 급증<br>세계 곡물 재고량은 10년만 에최저치로




인류 사회에 새로운 형태의 맬더스 재앙이 오고 있는 것일까. 18세기말 영국의 경제학자 토머스 맬더스는 식량 생산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비해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인류사회에 재앙이 올 것이라고 예측한바 있다. 그러나 맬서스의 우려는 그후 산아제한 등으로 인구 증가가 억제되는 반면에 식량 생산이 급증함으로써 사라지는듯 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인구 대국인 중국과 인도의 경제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수세기동안 굶주리던 수십억의 인구가 고급 음식을 추구하면서 세계 곡물생산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새로운 개념의 맬더스 이론이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9일 뉴욕타임스는 곡물 가격이 최근 중국ㆍ인도등 신흥국 시장의 수요상승으로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하고 있지만, 곡물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친디아를 포함해 아프리카 등 신흥국들이 연평균 7%대 성장률을 기록하며 급부상하자 올 한해 미국의 곡물 수출량도 지난해보다 23% 오른 1,010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전 세계 곡물 재고량은 근 10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하지만 전세계 주요 곡창지대에서 생산량을 늘려 수요 급증에 따른 공급을 늘리면 가격이 안정될 것이지만, 생산증대는 현실적으로 녹록치 않다는 것. 곡물 수급불일치 현상이 확대되는 이유로 신흥국 소비자들의 식성변화가 지적된다. 서양식 식단이 널리 전파되고 지난 십수년간 특히 글로벌화 속 산업ㆍ문화교류가 늘어나면서 밀을 재료로 한 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또 경제성장 붐으로 신흥부자가 된 계층의 사람들이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풍부한 쌀을 선호하고 있다. 빈곤층이 두터운 아프리카 나이지리아도 최근 지역산 카사바 뿌리로 만든 면류 대신 밀의 사용이 3배로 급증했다. 동ㆍ서양인 모두에게 인기메뉴인 파스타 면은 미국에서 지난해 10월이후 20%나 올랐다. 밀가루는 지난 여름에 비해 19%나 뛰었으며 음료수 포함 음식물가는 평균 4%씩 오름세를 기록하며 20년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파키스탄과 말레이시아의 경우 밀과 밀가루 수출을 제한 또는 금지하는 조치를 취한바 있을 정도로 밀이 희귀곡물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시카고 애그리소스 컨실팅 사의 다니엘 바스 컨설턴트는 “지구촌 사람들 모두가 미국식 식단에 익숙해져가고 있다”며 “이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그러나 (곡물을 생산할) 지구가 두세개 정도는 더 필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곡물가 상승이 농부들의 주머니를 두둑히 해주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역으로 농부들도 트랙터 연료비나 비료 등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수급 균형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아이오와 주립대의 브루스 뱁콕 경제연구원은 “정부가 농가에 정책적인 혜택을 확대한다면 생산 증대를 유도할수 있을 것”이라며 “보호지정구역의 완화를 통해 농지대를 늘리는 방안도 고려대상”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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