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기업 민영화 방안 혹평
"부처 이해관계 휘둘려 재정부담 못줄일 것" "90분에 41개 기관 의결…졸속 추진" 질타
임세원 기자 why@sed.co.kr
한나라당 의원들은 12일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1단계 방안이 부처 이해관계에 휘둘려 국민의 재정 부담을 줄이지 못할 것이라고 혹평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공기업대책특별위원회에서 전날 발표된 민영화 방안이 계획보다 축소된 탓에 불필요하고 중복된 공공 기능이 그대로 남게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불필요한 예산을 수립하고 기구를 신설한 점을 꼬집었다.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이한구 의원은 "한국석유공사와 대한광업진흥공사에 해외에너지 확보 사업 명목으로 7조원이 들어갔다"면서 "두 기관의 경영이 엉망이라 구조조정 대상으로 삼은 것인데 거꾸로 사이즈를 키우면 어떡하냐"고 몰아세웠다. 이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해외 자원 개발은 외환위기 이전부터 민간이 더 잘했으며 정부는 수출입 은행을 통해 장기 자금을 지원하는 게 맞는 역할"이라면서 "두 기관 모두 경영이 엉망인데 경영 합리화 방안을 내놓지는 못하고 국가 돈 7조원과 연기금을 투기성이 강한 에너지 개발에 집어넣는 일은 어느 선진국도 안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은 산업은행 민영화 방안으로 신설할 한국개발금융(KDF)의 기능이 수출입은행과 중복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KDF을 신설해 산업은행의 중소기업 금융 지원 업무를 이관하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돈이 20조원"이라고 언급한 뒤 "그 돈은 제대로 중소기업을 위해 써야 한다"면서 "수출입 은행이 하고 있는데 별도로 KDF가 맡는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일부 의원은 공기업 개혁의 당초 목표 변경과 '밀실추진'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특위의 한나라당 간사인 이종구 의원은 "애초에 전기ㆍ수도ㆍ가스ㆍ건강보험 분야를 개혁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 잘한 선택이었는지 생각해봐야겠다"고 말했고 정양석 의원은 "공기업 개혁 절차를 보면 부서에 위임한 뒤 수렴한 의견을 90분에 걸쳐 41개 기관에 대해 의결했다"면서 "이런 것 때문에 야당에서 밀실, 졸속 추진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