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청년·취약층 집중… "실업문제 악성화"

■ 고용한파…작 년 실업자 15% 늘었다<br>20~29세 취업 감소폭 최고<br>'공공사업' 부문 제외하고 건설·제조 전업종 뒷걸음질<br>비농림 부문은 15만명 늘어 우려보다는 좋아질 가능성도

경기가 회복된다고 하지만 고용시장은 최악의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대학교 취업게시판 앞에서 한 학생이 취업공고를 꼼꼼히 살피고 있다. /서울경제DB




정부가 지난해 내내 끊임없이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민간 부문의 자생력이 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고용지표만을 놓고 보면 메아리 없는 외침에 그쳤다는 진단이다. 특히 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공공사업을 제외하고는 고용한파가 우리 경제의 모든 분야에서 구조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다만 희망의 끈을 완전히 놓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지난해 12월 희망근로사업이 대대적으로 끝났음에도 취업자 감소폭이 예상 외로 적었다는 것이 그 증거다. 정부가 희망근로 출구전략과 일자리 창출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경기회복의 체감도는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환란 이후 최악의 고용한파=지난해 취업자가 7만2,000명 줄어든 것은 외환위기 직후였던 지난 1998년 이후 최악의 기록이다. 문제는 이 같은 고용한파가 청년층과 취약계층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지난해 취업자 증감률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학생이 대부분인 15~19세를 제외하면 20~29세의 전년 대비 감소폭이 -3%로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30~39세(-2.9%), 40~49세(-0.4%) 등이 이었다. 50세 이상은 희망근로 등의 영향으로 오히려 취업자가 늘어났다. 취업시장의 활력이 갈수록 떨어지면서 점점 '악성'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게 특히나 좋지 않은 모습이다. 업종별로 따져봐도 이 같은 악성 고용한파의 현실은 쉽게 알 수 있다. 지난해 주요업종 중 건설업 취업자 증감률이 -5%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제조업(-3.2%), 도소매ㆍ음식숙박업(-2.4%), 농림어업(-2.2%) 등 전업종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유일하게 플러스를 기록한 부분이 바로 사업ㆍ개인ㆍ공공서비스업(4.6%)으로 전년 대비 취업자 수가 34만8,000명 증가했다. 전국의 희망근로 30만명과 공공인턴 등을 제외하면 결국 이 분야도 실질적으로는 마이너스나 마찬가지다. ◇올해 일자리 상황 나아질까=문제는 올해다. 지난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던 측면이 있었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의 경기회복세 속도만큼 일자리도 늘어날 수 있을지 여부가 관심사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해 해고가 없었던 만큼 올해 경기가 회복돼도 기존 직원들의 업무 강도를 높이는 쪽으로 수요에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기업 구조조정이 예상보다 더뎠다는 점이나 정부 주도의 공공일자리 사업이 하반기 이후 종료되거나 상당 부분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점 등도 올 고용시장의 악재다. 그렇다고 모든 상황이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12월의 경우 희망근로 일자리 30만개가 사라졌는데도 취업자가 전년 동기 대비 1만6,000명 줄어드는 데 그쳤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특히 동절기에 접어드는 12월은 고용시장 비수기로 농림어업 및 건설업 취업자가 큰 폭으로 줄어드는 시기임에도 이 정도로 선방했다는 데 주목할 만하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비농림 부문을 보면 15만3,000명이 증가해 기대보다 조금 더 나아지고 있다"며 "1월에도 염려한 것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하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용 비수기가 2월 이후 끝난다고 해도 일자리를 갖지 못한 대학 졸업생들이 한꺼번에 쏟아질 수 있다는 점 등은 여전히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또 올해 공공 부문에서 임금피크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돼 기존 직원들의 정년이 연장될 경우 일자리 창출은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