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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훈은 장고를 거듭하며 상변 미생마의 수습에 부심했다. 이렇게 심하게 몰릴 줄 알았으면 진작에 보강해 둘 것을. 후회해 보지만 이미 때가 늦어 있다. 흑91은 부분적으로 손해지만 목에 칼이 들어와있는 터이므로 두어치울 수밖에 없다. 흑93, 95, 97은 18급 하수 같은 속수지만 어쩔 수 없다. 어찌 되었든 흑99까지 두자 근근히 상변 미생마가 사지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만하면 출혈 없이 잘 수습된 것 같군요."(홍성지) "출혈은 없었지만 과정이 너무 비참했어. 게다가 즐거운 노림수 하나를 스스로 없앴으니 손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야."(양재호) "즐거운 노림수라뇨?"(홍성지) "상변 백진에 쳐들어가는 수단이 있었거든."(양재호) 진작에 흑이 89의 자리에 하나 지켜두었더라면 참고도1의 흑1 침입이 가능했다. 그런데 실전은 흑91 이하 99의 속수를 두어치우지 않을 수 없었으므로 이 유력한 노림수는 저절로 소멸되었던 것이다. 흑99가 놓인 시점에서 검토진은 참고도2의 백1 이하 7까지를 당연한 진행이라고 미리 두어놓고 있었다. 백1을 두어놓지 않으면 흑A가 백으로서는 골치 아픈 수가 된다는 것이 포인트였다. 이세돌도 실전보의 백100을 기분에 치우친 수라고 후회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