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복지강화 내건 스웨덴 집권좌파의 총선패배 교훈

복지확대 정책을 펴온 스웨덴 집권좌파의 총선 패배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계최고의 복지제도를 자랑하는 스웨덴은 참여정부가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있는 모델이다. 그런데 그 나라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한 정책이라면 우리가 추구할 모델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이야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 중도우파 연합은 대규모 감세와 민영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복지정책을 그대로 추구하되 시장경제의 경쟁과 효율을 가미한 온건하고 점진적인 변화를 내세운 것이다. 그리고 스웨덴 국민들은 좌파의 무작정 복지확대에 고개를 돌리고 합리적 변화를 선택했다. 복지를 앞세워 지난 65년간 집권을 했던 좌파의 패배는 어떤 측면에서 보면 예견된 것일 수도 있다. 스웨덴은 지금 ‘복지병’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실업률은 공식적으로 5%대지만 숨은 실업자를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20%에 달할 것이란 게 야당의 주장이었다. 정부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어 취업자로 취급되지만 사실상 실업자인 사람이 많은 탓이며 그에 따른 재정부담도 엄청나다. 공공 부문의 효율성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 결과는 경제의 활력저하였다. 주목되는 것은 스웨덴 상황이 우리와 흡사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공공 부문 경쟁력은 바닥 수준이다. 청년실업자 문제를 비롯해 고용사정이 좀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과 노조의 권한이 강해 노동시장이 경직돼 있는 것도 스웨덴과 마찬가지다. 참여정부는 출범 이후 복지확대 정책을 줄지어 쏟아냈다. 그러나 ‘비전 2030’에서 보듯 재원마련 대책이 뒤따르지 않아 실현 가능성이 의문시되고, 실현된다 하더라도 후유증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성장 없는 복지는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큰데 예산 등 정부의 정책이 성장보다는 분배 쪽에 실려 있는 탓이다. 아직 스웨덴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지수준이 낮은 우리로서는 사회안전망 확충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대안 없는,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는 과다한 복지확대는 오히려 국민을 더 어렵게 만들어 외면당할 수 있다. 스웨덴 총선에 담겨 있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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