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勞-政 팽팽한 대치…장기화 가능성도

勞-政 팽팽한 대치…장기화 가능성도 ■ 국민·주택등 6개 은행파업 안팎 금융노조와 은행ㆍ정부는 은행 파업을 하루 앞두고 서로 합병 중단과 파업 중단을 주장하며 팽팽한 공방을 펼쳤지만 절충점을 찾지 못해 결국 지난 7월에 이어 올해 두번째 은행파업이 불가피하게 됐다. 금융 노조는 "파업 찬성률이 95%에 달하는 만큼 파업의 강도는 어느때보다 강할 것"이라며 "정부가 합병 철회를 선언하지 않는 한 파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도 이날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파업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파업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할 뜻을 밝혔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게 되면 국민ㆍ주택등 파업은행 고객들은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며, 기업 자금 흐름이 몰리는 연말까지 파업이 계속될 경우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 노조 밤새 정부 성토=금융노조와 주택, 국민은행 노조원 1만여명은 이날 6시 업무를 마친 뒤 8시부터 서울에서 파업 전야제를 가졌다. 경남, 광주 등 지방은행 노조원들도 이날 마산에서 집회를 열었다. 금융 노조는 22일 오전 9시부터 파업에 들어가되 강제로 영업점을 폐쇄하거나 전산실을 마비시키는 극단적인 행동은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초기 파업 참가율이 높을 것으로 보여 해당 은행은 사실상 각 영업점이 파행 운영될 전망이다. 금융 노조는 특히 이날 회사측과 전산실 인력을 파업에 동참시키기 위해 치열한 설득 공방을 펼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 파업 대응책 마련 고심=파업 은행들은 본부에 비상대책위원회와 종합상황실을 설치하는 등 파업에 대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또 지점장, 차장 등 비노조원 중심으로 '응급 업무체제'를 구축, 이들이 직접 전산조작, 어음교환, CD기 운용 등을 할 수 있도록 실무교육을 마쳤다. 국민은행 경영진들은 이날 전국 부점장들에게 소속 직원에 대한 파업 불참 설득을 강화하고 파트타이머 등 비노조원이 파업에 참여하거나 영업현장을 이탈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지도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전산부서는 필요하면 국민신용카드사, KDS 등 자회사 직원의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다. 주택은행도 이날 퇴직자, 계약인력 등 대체인력 800명을 확보해 지점으로 보내기로 했다. 주택은행의 전산실 관계자는 "파업에 상관없이 운영에는 장애가 없도록 결의를 한 상태"라며 파업중에도 전산 업무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1단계로 은행 전산실에 사설 경비업체나 경찰을 투입해 노조원의 접근을 막고 금감원의 검사역을 투입하는 한편 2차로 전산직원을 노조와 격리하거나 비노조원을 부분 투입하기로 했다. 또 파업으로 일부 부실은행에 유동성 문제가 일어날 경우 한국은행등을 통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기업이 은행 파업으로 자금난에 몰릴 경우 불참은행이나 국책은행을 통해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파업 장기화될 수도=이번 파업은 노조와 정부의 입장이 워낙 달라 쉽게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민ㆍ주택은행 합병이 가장 큰 문제다. 금융노조는 정부와 두 은행 행장이 '합병 취소'를 선언할 때까지 파업을 계속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는 노조에 밀려 합병을 취소할 경우 금융 구조조정은 물론 앞으로 각종 개혁 정책도 크게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물러서지 않을 자세다. 이용득 금융산업노조 위원장은 21일 "현 정부의 태도는 지난 7월 11일 노정 합의 사항을 전면 위배하고 있다"며 "합의사항 관철을 위해 22일 6개 조직의 선도 파업을 시작으로 28일 산하 전 조직이 결합하는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연기자 최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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