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의회에 TPA 연장 요구
"신속협상권 없이는 FTA 진행 못해" 한국등 4개국과 협상 가속도 붙을듯
뉴욕=서정명 특파원 vicsjm@sed.co.kr
미국 행정부가 한국 등 자유무역협정(FTA) 대상국과의 협상을 타결시키기 위해 의회에 신속협상권(TPA)을 연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미국이 현재 추진 중인 한국ㆍ페루 등 4개 협상대상국과의 FTA 타결 가능성에 힘이 붙을 전망이다.
8일(현지시간)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칼로스 구티에레즈 미 상무장관과 리처드 크로우더 농무부 수석 조정관 등은 한국ㆍ콜롬비아ㆍ페루ㆍ파나마 등 현재 미국과 FTA가 진행되고 있는 국가들과의 협상 완료를 위해 의회가 TPA를 연장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구티에레즈 상무장관은 "미 의회는 한국을 포함해 4개의 새로운 FTA 협상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 이익에 부합되는 자유무역을 촉진하기 위해 TPA 연장이 가장 중요하며 미 대통령은 TPA 없이는 일을 진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농무부의 크로우더 수석 조정관도 "한국과의 FTA 협상은 현재의 TPA 기간 안에 타결 가능성이 있다"고 전제하고 "미국이 추진하는 양자간 FTA 협상을 종료하기 위해서는 TPA 연장이 미 행정부의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페루ㆍ콜롬비아 등 다른 국가와의 협상을 타결시키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경우 비록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의회가 TPA 연장에 동의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TPA 연장을 위한 부시 대통령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마누엘 바로수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만나 미ㆍEU간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농업보조금 문제와 도하개발 라운드 협상을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부시 대통령과 바로수 집행위원장의 만남은 도하라운드 부활을 위한 최고위급 회동이라고 평가, 민주당이 FTA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도하라운드 협상에서 진전이 있을 경우 오는 6월 만료되는 TPA를 연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무역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경제 단체들도 TPA 연장을 의회에 촉구하고 나섰다. 미 상공회의소는 추가적인 FTA 협상을 지지하며 TPA를 일시적으로, 또는 오랜 기간 연장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최대 농업 단체인 전미농업연맹(AFBF) 밥 스톨먼 회장도 "TPA 연장이 쉬운 작업은 아니지만 연장에 전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입력시간 : 2007/01/09 1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