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회복속도 제조업투자달려"

그린스펀 "수요증가 불투명" 일부 낙관론 경계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3일 미국 경제 회복의 속도가 제조업 투자 회복에 달려있기 때문에 급격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일부의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하와이에서 열린 중소은행연합회 모임에 위성연설을 통해 "지난해 주택과 소비재에 대한 지출은 기대 이상으로 호조를 보였지만, 소비 회복력은 과거 경기 사이클에 비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어 "공장의 재고 비율이 줄어들고, 수요가 살아날 고무적인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수요 증가의 힘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날 미 상무부가 발표한 2월 소매매출 증가율은 0.3%에 그쳐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기대한 1%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지난 1월 소매매출 증가율은 0.2% 하락했었다. 이는 지난해 4ㆍ4분기에 소비가 급증한후 올들어 1~2월 사이에 소비가 주춤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블루칩 연구소가 최근 올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1.6%에서 2.6%로 상향조정하는등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해 4분기 소비가 급증함에 따라 최근 경기가 급속하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치를 올리는 추세에 있었다. 그린스펀은 제조업 회복에 초점을 맞추면서 "제조업 투자의 회복은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보수적 관점을 피력했다. 그는 "특히 제조업 투자는 지난 99년말에서 2000년 사이의 과열 현상으로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경제전망에 경계할 점이 많지만, 고무적인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며 지난 7일 상원 금융위원회에서 한 발언의 톤을 유지했다. 한편 그린스펀 의장은 미국의 전후 베이비 붐 세대들이 고령화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은행들이 저축을 장려하고, 자금을 비축할 것을 권장했다. 그린스펀이 이례적으로 은행들에게 자금 비축을 권장한 것은 지난 10년간의 미국 호황이 외국인 투자의 덕분이었으나 앞으로는 그럴 가능성이 없고, 두터운 연령층을 형성하고 있는 베이비 붐 세대들의 은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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