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적립식펀드에 돈 몰린다] 채권형펀드-"지금 가입해도 늦지 않아요"

내년 콜금리 추가하락 가능성 커 투자메리트 여전<br>현재 성과에 집착 말고 목표수익률도 낮춰 잡아야

‘2004년 최고의 인기 금융상품’ 올들어 자산운용사들이 내놓은 여러가지 상품 중에서 그래도 좋은 성과를 내고, 큰 인기를 얻은 것 중의 하나가 채권형 펀드다. 시중 금리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면서 채권값이 올라가 채권형 펀드들은 이자수익 외에 추가적으로 자본이득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주식시장이 어느덧 전고점을 뚫고 900선 가까이 올라선 지금 투자자들의 고민은 다른 어느 때보다 크다. 이미 부담스러울 정도로 주가가 올라선 주식쪽은 앞으로 이익보다는 손실이 날 가능성이 많아보이고 그렇다고 채권쪽도 가격이 정점에 달한 것 같아 투자하기가 망설여진다. 전문가들이 채권형 펀드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에게 제시하는 조언은 ‘지금 채권형 펀드에 가입해도 늦지 않다. 다만 기대수익은 낮춰라’라는 말로 요약된다. 금리가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는 만큼 투자 메리트는 여전하되 과거처럼 큰 이득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다. 지난 4일 채권시장에서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하루짜리 콜금리보다 낮은 3.46%를 기록했다. 장기채가 초단기채보다 낮은 금리에 거래된 것은 시장이 콜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중 최소한 한번의 콜금리 인하가 단행되고 내년에도 추가적인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가 실질적인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지만 내수 회복이 더뎌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콜금리가 내려가면 장단기 금리의 역전이라는 시장의 왜곡현상도 사라지고 채권 랠리가 좀더 이어질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채권 가격이 많이 올라와있는(금리가 떨어져있는) 지금 채권형 펀드에 가입하더라도 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자본이득을 기대해볼 수 있다. 유치영 PCA투신운용 채권운용팀장은 “경기 회복 시점에 대한 전망이 계속 늦춰지고 있어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우호적인 금리 환경(채권가격 상승)이 조성될 것”이라며 “채권형 펀드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 상품”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리 하향 추세가 이어질수록 단기적으로 수익률 변동 리스크가 커진다는 점에서 투자기간은 장기로 잡는 게 비교적 안전하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이런 점에서 올들어 단기 채권형 펀드의 수탁액이 줄곧 증가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지적이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단기 채권형 펀드는 지난달 말일 현재 42조3,360억원으로 지난 3월의 31조원대에서 11조원 가량이 유입됐다. 장기 채권형 펀드가 저점에 비해 7조원 정도 들어온 것에 비하면 훨씬 더 인기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단기 펀드는 가입기간 중 금리가 내려가면 좋지만 일시적으로 급반등할 때는 손실을 낼 수도 있다. 더욱이 이를 만회하기 위한 시간도 부족하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에게는 부담이 된다.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의 이재순 팀장은 “리스크를 줄이려면 될 수 있는 한 장기로 투자하는 게 좋다”며 “목표수익률도 현재까지의 성과에 집착하지 말고 낮춰 잡아 은행금리 이상이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펀드를 고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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