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은행에 오래 거래하거나 거래실적이 좋으면수수료 우대 등 혜택이 있는데 왜 펀드는 그렇지 않죠?" 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이 이같은 고객의 불만에 답을 내놓기 시작했다.
쉽게 말해 투자기간이 길거나 투자금액이 많은 고객들에게 펀드 수수료를 깎아주는 것이다.
특히 연금 마련 목적으로 10년 이상 중장기로 펀드에 가입하는 고객들이나 거액을 굴리는 자산가들의 경우 멀티클래스 펀드를 눈여겨볼 만하다.
◇ 멀티클래스 펀드란 = 하나의 펀드 내에 투자기간과 투자금액 등에 따라 보수와 수수료 체계가 다른 여러 투자자그룹(클래스)이 존재하는 상품이다.
멀티클래스 펀드에서는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 성향에 가장 잘 맞는 판매보수와 수수료 체계를 선택할 수 있으며 적립식 투자 등 장기투자자는 판매보수가 낮은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어 장기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멀티클래스 펀드에 속하는 대표적인 유형은 우선 펀드 투자기간에 따라 수수료율을 달리하는 형태다.
3년.5년.7년 등 기간을 정해놓고 투자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수수료는 점점 낮아진다.
연금 등을 목적으로 장기간 투자하는 고객들에게는 상당한 수수료 절감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금액에 따른 차등도 가능하다. 일례로 5억원 이상 거액고객에게는 수수료를 0.5%포인트 할인해주는 식이다.
아울러 특정 펀드를 거치식 및 적립식으로 동시에 가입하려 하는 경우에도 멀티클래스 펀드는 편의를 제공한다.
과거에는 같은 펀드를 적립식과 거치식으로 별개의 계좌를 만들어야 했지만 이제는 한 계좌에 두개의 펀드가 속하게 된다.
◇ 해당상품 출시 앞으로 크게 늘 듯 = 최근 들어 은행들과 자산운용사는 멀티클래스 펀드를 한창 출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역시 장기투자 문화를 활성화한다는 차원에서 멀티클래스 펀드 활성화방안까지 내놨다.
이에 따라 은행 및 자산운용업계는 현재 일부 펀드로 한정된 멀티클래스 펀드를모든 주식형 펀드에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미 멀티클래스 방식을 일부 상품에 적용중이다. .
적립식 투자 고객을 위한 '클래스A'는 초기 가입일로부터 3년, 5년, 7년이 경과하는데 따라 최저 연 1.5%까지 수수료율을 낮춰준다.
대부분 주식형 펀드의 수수료율이 연 2.5% 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최고 연 1.0% 포인트의 수수료 인하를 의미한다.
'클래스B'와 '클래스C'도 투자기간과 금액에 따라 수수료를 낮춰준다.
거치식 펀드에 5억원 이상 예치하면 수수료 추가 인하 혜택을 준다.
신한은행은 피델리티 차이나포커스 펀드를 멀티클래스 방식으로 운영한다.
10만달러 미만은 수수료가 1.5%, 10만~100만달러는 1.2%, 100만달러 이상은 0.5%이며 적립식의 경우 1~24회차는 1.4%, 25회차 이상은 1.0% 이상이 적용된다.
외환은행도 멀티클래스 방식을 적용하는 펀드 상품을 개발중이다.